고통은 선이고 쾌락은 악이다
700자 산책 2025. 4. 7. 12:23 |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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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EsVoi3cjnc
고통은 선이고 쾌락은 악인가 / 댄 브라운이 지은 『다빈치 코드』라는 책에는 가톨릭의 특정 종파의 수도승인 ‘사일래스’라는 인물이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는 예수님의 고난을 몸소 체험하고 궁극의 선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일환입니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동서양 모두 고통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이는 동양에서 법가와 유교 윤리가 주도했기 때문도 아니고, 서양에서 절제와 의무를 강조한 스토아 학파가 주도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전쟁이 난무했던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쾌락이 미덕이 되면, 그것은 전투력 약화와 더불어 죽음과 도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것을 선택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고통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이미 우리 일상에도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쓴 맛’은 약이 되고, ‘단 맛은’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그러한 예입니다. 하지만 정작 쓴 맛이 건강에 좋다는 과학적 증거는 전혀 없고, 인간은 쓴 맛보다는 단 맛이 안전하다고 여기도록 진화되어 왔으며, 실제로 쓴 맛에 대한 인지는 ‘콜레시스토키닌’의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떨어뜨리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몽테뉴는 『수상록(=에세)』에서 에피쿠로스 학파의 정신적 쾌락과 스토아 학파의 절제가 모두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다만 한 쪽으로 과하게 쏠리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도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달게 먹고 달게 살아도 될 것까지, 굳이 쓰게 먹고 쓰게 살려 할 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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