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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의 역사
과학공부를 잘하기 위해 먼저 읽어야 할『생물학의 역사』. 멘델의 유전 이론과 다윈의 진화론의 차이, 200여 개의 해부학 오류를 밝혀낸 의학자 베살리우스, 푸셰의 자연발생론과 파스퇴르의 미생물 존재설의 대결 등 교실에서 미처 이해 못한 생물학의 역사를 풍성한 과학적 지식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생물학의 기원부터 해부학, 세포학, 미생물의 발견, 생리학, 진화론, 유전학의 시작, 분자생물학의 탄생까지 생물학의 모든 분야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생물학에 있어 중요한 300여 장의 사진들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연표를 수록하여 이해를 돕는다.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과학용어와 인물들, 다소 생소하지만 생물학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과 사건들, 교과과정에서 접하지 못했던 숨겨진 과학 속 이야기를 통해 중요한 역사적 발견의 순간을 만나고, 우리의 삶 속에 있는 생물학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
쑨이린
출판
더숲
출판일
2012.07.23

 

1. 서두

우리가 지금 배우는 학문의 분류와 체계는 서양인들이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대부분의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동양인들은 허겁지겁 그 뒤를 따라가기 바쁘다. 서양인들이 대부분의 학문 분야를 주도하고 있기에 그들이 지은 책들이 더 공신력을 갖게 된다. 그나마 동양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었던 나라는 일본이었다. 그래서 최신 학문 분야에서 일본의 책들이 많이 번역되어 우리에게 소개가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중국인이 지은 책이다. 그래서 기존의 과학 서적들에서 보였던 서양이나 일본의 관점을 넘어 나름의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그 만큼 이 책에서는 중국의 학문적 역사와 최근의 발견들이 소개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서양인들이 구축한 큰 틀 안에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이 많이 발간될수록 학문 연구의 다양성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 책은 기존에 나온 생물학 관련 교양 서적 못지않게 내용이 충실하다.

 

 

2. 히포크라테스

생물학이라고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의학을 떠올린다. 그리고 의학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있다. 물론 이는 서양의 관점이다. 즉, 서양 의학의 아버지가 히포크라테스일 뿐이고, 동양에도 동양 나름의 의학이 있었다. 어차피 인류가 태어나서 생로병사의 과정은 동서양을 떠나서 동일하게 겪는 통과의례이기 때문에 몸을 치유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거의 태초부터 존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가장 오래된 의학서적인 황제내경의 저자가 신화 속 인물인 것에 비해서 히포크라테스는 실존했던 인물이고 그의 삶에 대한 기록도 많이 남아있기에 합리적 증거에 근거해서 히포크라테스가 의학의 아버지라 한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히포크라테스 이전에도 몸을 관찰하고 치유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그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었다. 히포크라테스 이전에는 종교와 미신에 의지했다. 그래서 어떤 질병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신체적 부조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을 벌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아니라 주술사가 나서야 했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의 원인을 합리적으로 탐구했다. 더구나 그 당시에는 사람을 해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고 부정적으로 여겨졌는데 히포크라테스는 해부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저서에는 해부를 했을 때에만 알 수 있는 수술법들이 자세히 기술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질처럼 질병의 발현이 어떤 귀신들린 것처럼 무섭게 나타났을 때에도 히포크라테스는 종교적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고 그 원인을 탐구했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는 간질의 원인과 증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종교적 관점에 사로잡힌 대중들은 전적으로 히포크라테스를 신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무리 대단한 지식과 기술도 그것을 받아들일 주변 사람들의 의식이나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큰 효용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그렇게 오래 전에 히포크라테스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아마도 그 이후에도 비슷한 관점으로 질병을 보는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그들이 생각하는 관점이 제대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수백 년의 시간이 흘러야 했다는 게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의학은 더 크게 발전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3. 현미경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던 갈릴레이는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우주만 관찰했던 것은 아니었다. 작은 동물이나 식물 등의 생명체도 관찰했다. 그래서 작은 동물의 운동 감각기관과 곤충의 겹눈도 관찰했고, 세포도 발견하여 진화론의 기초를 세우게 된다. 그런데 갈릴레이 보다 좀 더 깊게 관찰하기 시작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레이우엔훅이었다. 자신이 만든 고성능 현미경을 가지고 관찰을 했는데, 그는 50~200배율의 현미경을 400대 정도 제작했다고 한다. 그가 관찰한 것은 생물을 넘어서 광물, 결정체, 여기저기에서 가져온 물, 자신의 이빨에서 긁어 낸 치석, 침 등까지 관찰을 했다고 한다. 특히 올챙이 꼬리를 관찰하면서 올챙이도 인간처럼 심장을 중심으로 동맥과 정맥과 같은 혈관을 타고 피가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내용을 보면서 생물학이라는 것은 단순히 전문적 배움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큰 성과를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레이우엔훅의 사례를 보면서 과학 기술이라는 것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도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때 대중성이 늘어나고 더 빨리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 파스퇴르

매년 가을을 지날 무렵이 되면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 독감 백신 말고도 이 세상에는 수많은 백신이 존재하고, 새로운 백신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입에 대한 방어체계가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그 기본적인 방어체계를 무너뜨리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계속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의 기본적 방어체계를 보완하고 도와줄 어떤 존재가 필요했다. 그것은 신도 아니고 신에 대한 기도도 아닌 바로 백신이었다. 백신을 통해서 우리 몸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침입자들에 대항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되고, 본격적인 싸움에 돌입했을 때 바로 방어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신과 같은 힘을 지닌 백신이 개발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개발되기까지는 큰 모험과 희생도 있었다. 이러한 모험과 희생, 그리고 성공의 중심에는 파스퇴르가 있다.

 

파스퇴르는 동물에게서 백신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인간의 몸에 바로 실험을 하게 되면 위험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동물을 통해서 어떤 질병의 독성을 약화시키고, 그것을 인간에게 주입했다. 독성이 약화되지 않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바로 들어오면 인간도 저항하지 못하고 큰 질병에 걸리거나 죽게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약화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충분히 그것을 가지고 연습을 하게 되고 나름의 방어막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광견병 백신을 비롯하여 파스퇴르는 탄저병 백신, 콜레라 백신 등을 연구한다. 그리고 그의 결과물들을 통해서 그 당시 유럽인들의 평균 수명인 40세를 70세까지 늘리는 데에 기여하게 된다.

 

이 내용을 보면서 그 당시 면역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좀 더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그들은 많은 위험한 실험들도 했었다. 즉,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몸에 먼저 백신을 주입하기도 하고, 실제 질병에 스스로 감염이 되기도 했었다. 그 과정에서 죽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험과 희생을 통해서 지금의 안정적 백신들이 생산되게 된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각종 백신의 오염이나 백신의 단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분명 일부의 단점과 문제에도 불구하고 백신 자체는 충분히 큰 가치가 있는 성과물임에는 분명하다.

 

 

5. 다윈의 진화론

19세기 말 이전에는 과학이 종교의 제약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다윈의 등장과 함께 저울추가 과학으로 기울게 된다. 다운의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통해서 많은 생물학자들이 진화론을 받아들이게 되고, 일반 대중들도 다윈의 논리에 수긍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다윈은 어떤 논쟁에 있어서는 상당히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윈의 책을 읽은 다른 지식인들이 앞장서서 창조론자들과 논쟁을 벌이고 다윈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고 한다. 이렇게 생물학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큰 기여를 했던 다윈이지만 그의 주장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다윈의 주장의 핵심은 생물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어떤 변이가 축적되고 그것이 쌓인 후에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캄브리아기에 갑자기 출현한 중국 청장 동물군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 이전의 화석과 캄브리아기의 대폭발 시기 사이의 중간형 화석이 현재 없다고 한다. 이게 바로 다윈의 진화론과 상반되는 증거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다윈도 자신의 이론에 대한 한계를 인정했다. 즉, 어떻게 이처럼 많은 새로운 종이 갑자기 나타났는지 자신도 알 수 없고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아무리 최신의 발견이나 최신의 기술이라고 해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윈의 이론적 한계를 보면서 어쩌면 창조론과 진화론이 합쳐졌을 때 완벽한 이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창조론은 기독교의 인간 창조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의 창조론을 말한다. 그래서 생명 탄생도 어떤 특이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즉, 중간단계가 없이 급격하게 진화된 동물들이 갑자기 나타나게 된 어떤 특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생물학만 가지고는 안 될 것이다. 모든 과학적 기술과 지식이 합쳐졌을 때 좀 더 가능성있는 설명이 나오리라 기대해 본다.

 

 

6. 맺음말

이 책의 마지막에는 예상대로 최신 생물학 분야인 유전공학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여기서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뎅기열 모기를 박멸하는 내용이었다. 뎅기열 모기를 없애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시킨 모기들을 자연 속에 방사한 뒤 자연스럽게 뎅기열 모기와 교배를 하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태어난 2세는 자연사하게 해서 더 이상 뎅기열 모기가 자손을 번성시킬 수 없게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이를 통해 뎅기열 환자가 9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전자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들을 통해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어떤 과학 기술은 항상 양날의 칼이었던 것 같다. 핵분열 기술도 원자력 발전이라는 긍정적 결과물도 만들어 냈지만 핵폭탄도 만들어냈다. 따라서 유전공학 기술도 너무 긍정적인 면만 보려 한다면 나중에 부정적 결과물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만큼 적절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제어와 감시는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제어와 감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 분야의 지식을 쌓아야 한다. 합리적 실험이나 관찰이 없이 종교나 미신에 맹신했기에 인류는 긴 시간을 암흑 속에 보냈다. 따라서 그러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대 과학 기술에 대한 맹신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계속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그렇게 전문가들은 전문가들대로 대중은 대중대로 각자의 역할을 해 나갈 때 균형잡힌 기술 발전과 적용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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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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