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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학 이야기
우리는 화학물질의 ‘법칙과 원리’에 따라 움직이며, 하루하루 화학의 힘을 빌려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화학의 힘인 법칙과 원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화학 지식은 무엇인지, 어떤 제품이 어느 화학의 법칙과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 화학이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이 책을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사이토 가쓰히로
출판
청어람e
출판일
2018.02.02

 

 

1. 서두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거울을 닦아가는 것과 같다. 거울이 깨끗해지면 깨끗해질수록 더 잘 보이는 것처럼 무언가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이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더 잘 보게 되면 더 많은 유용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유용한 것들이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나쁘게 이용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그렇게 나쁘게 이용된 기술들을 다시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또 다른 기술들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이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고 신비적 관점이 아닌 합리적 관점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사랑한 화학 이야기』라는 책은 기존 학교에서 배웠던 이론적 화학 지식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떻게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지평을 넓힐 수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2. 하버-보슈법

지금 세계의 인구는 70억 명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지구의 땅 크기는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저개발 국가를 제외하고는 풍족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실 풍족하게 사는 국가에서 낭비되는 음식을 저개발 국가에 제공할 수만 있다면 결과적으로는 70억 명이 모두 굶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땅의 크기에서 어떻게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을까. 그 중심에는 ‘하버-보슈법’이라고 하는 질소고정법이 있었다. 즉, 식물의 성장을 돕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화학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질소와 수소를 이용해서 대량의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하버-보슈법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서 식물들의 생장에 필요한 화학 비료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하버-보슈법’을 근간으로 하는 질소고정법은 비료 생산에만 이용되는 게 아니라 다이너마이트 제조 기술에도 사용이 된다. 즉, 하나의 기술이 크게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크게 생명을 죽이기도 하게 된 것이다. 이 내용을 보면서 기술의 양면성을 볼 수 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쌍으로 존재한다는 말처럼 좋은 것은 또 그 만큼의 나쁜 것을 갖게 되는 것 같다.

 

 

3. 헨리의 법칙

여름철만 되면 종종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보통 그런 뉴스가 나오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원인은 환경오염이다. 즉, 강물에 누군가 오염 물질을 버려서 물고기들이 죽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물이 오염되지 않았더라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원인은 바로 ‘헨리의 법칙’에 있었다. ‘헨리의 법칙’은 일정량의 액체에 녹을 수 있는 기체의 질량은 압력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름철에는 기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수온도 올라가고 그 만큼 증발되는 물의 양도 많아지며 기압도 낮아진다. 그래서 결국 물속에 보존되는 산소의 양이 평소와 다르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수의 뚜껑을 따면 ‘치~’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도 헨리의 법칙 때문이다. 즉, 음료수 병 안의 압력이 공기 중의 압력 보다 높았는데, 뚜껑을 열면서 공기 중의 압력과 같아지면서 그 만큼 음료수에 녹아 있던 탄산이라는 기체가 배출이 되는 것이다. 이 내용을 보면서 어떤 기체를 빨리 액체 속으로 녹이려면 압력을 높이고 온도를 낮추면 되겠다는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유추가 됐다.

 

 

4. 자기발광의 원리

오래 전에 사람들이 사용했던 TV는 앞뒤로 두께가 꽤 있었다. 왜냐하면 스크린에 보이는 다양한 빛을 구현하기 위해 TV의 뒷면에서 빛을 쏴 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TV를 비롯한 각종 모니터는 LCD를 넘어 LED나 OLED이다. 보통 LED라고 하면 ‘자기발광’, 즉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로 알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작은 점들이 옛날 TV처럼 뒤에서 빛을 쏴 줘야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 홀로 빛을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많은 작은 점들이 각자 내는 빛의 조합을 통해서 화면이 보이게 된다. 또한 이 기술을 근간으로 LED 조명도 빠르게 보급이 되고 있다. LED 조명도 자세히 보면 많은 점들이 각각 빛을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발광 모니터나 조명은 전기를 적게 먹는다. 그 만큼 에너지 절감도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은 점들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일까. ‘자기발광 현상'은 에너지가 주입되면 전자가 들뜬 상태가 됐다가 다시 에너지가 안정적인 바닥상태로 돌아가려 하는데, 이 때 불필요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빛을 내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에너지가 작게 방출이 되면 붉은 색이 구현이 되고, 에너지가 크게 방출이 되면 푸른색이 구현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에너지의 양을 조절하면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OLED는 발광 원리에 있어서는 LED와 동일하다고 한다. 다만 LED에서는 무기 반도체가 재료로 사용되고, OLED에는 유기 반도체가 사용된다고 한다. 또한 LED가 여러 점으로 나뉘어서 빛을 내는 데 비해서 OLED는 하나의 면 자체가 크게 빛을 낸다고 한다. 그래서 LED 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색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TV나 모니터, 또는 각종 조명에 사용되는 자기발광의 원리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 계통의 원리를 이해하는 물리학이 근간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OLED 같은 최첨단의 기술 이면에는 화학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5. 밀러의 실험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창조론과 진화론, 또는 창조론과 유물론 간의 논쟁이 있어 왔다. 창조론은 이 세상이 어느 순간 신에 의해서 뚝딱 만들어졌다는 논리이다. 반면 진화론이나 유물론은 기존의 것들 속에서 서서히 변화 변동을 통해 새로운 것들이 생겨났다는 논리이다. 특히 유물론은 모든 것이 물질에 근간하기 때문에 생명체 또한 일반적인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래서 생명 현상이 없는 무기물에서 생체의 중요한 구성물인 유기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반면 창조론에서는 생명 현상이 없는 무기물에서는 결코 생체의 중요한 구성물인 유기물이 만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밀러’이다.

 

밀러는 1953년 원시지구상태를 실험실에 조성했다. 원시지구에는 그 어떤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무기물만이 존재했다고 추정된다. 그런데 그 무기물들 속에서 유기물이 나오는 것만 증명하면 창조론의 주장을 뒤엎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밀러는 그것을 증명했다. 즉, 유기물은 유기물에서만 나온다는 기존의 이론을 뒤엎고 무기물에서 유기물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모든 지식이나 생각들에 대해서 절대적이라고 믿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우리의 상식을 깨는 그런 실험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들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6. 주기율표와 백금족

화학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주기율표이다. 화학 수업을 따라가려면 필수적으로 외울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 주기율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주기율표는 나름의 규칙성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단순히 아무런 이유없이 배열이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줄에 있는 원소들은 비슷한 성질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백금족’이라고 불리는 원소는 금, 은, 류텐늄, 로듐, 팔라듐, 오스뮴, 이리듐, 백금, 이렇게 8개가 있다. 이 백금족들의 대표적인 특성은 반응성이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원소에도 침범당하지 않는 안정된 원소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서 수소연료 전지 분야에서 촉매로 사용이 되기도 하고 각종 의약품이나 의료용 기자재에 사용이 되기도 하며, 우리의 실생활에서는 이미 자동차의 배기통에 사용이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백금족’ 말고도 요즘 들어 많이 언급이 되는 희토류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희토류는 이름 그대로 희귀한 금속이다. 이 희귀한 금속은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원료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이 희토류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종종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일 때면 희토류를 가지고 상대 국가를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주기율표에 존재하는 많은 원소들의 특성과 활용을 이해하면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물질적 현상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현상들도 이해할 수 있다.

 

 

7. 맺음말

이 책을 다 읽고 화학 시간에 배운 이론적 지식을 넘어서 많은 새로운 지식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화학하고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속에도 화학적 원리가 숨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만큼 화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화학약품에만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서 적용이 되고 있다. 그래서 화학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으면 무궁무진한 새로운 것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화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좀 더 흥미롭고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징검다리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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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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