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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는 무엇일까? 누구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철학을 유용하게 사용해 온 사람으로, 경영학 학위, MBA도 없이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임원 자리에 오른 야마구치 슈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삶의 무기가 되어주는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불분명한 문제들과 싸워야 하는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 하는 것은 철학자들의 생각법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MBA를 취득하지 않았지만 전략과 온갖 숫자가 난무하는 컨설팅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오로지 철학 덕분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부딪치는 주제인 사람, 조직, 사회, 사고 네 가지 콘셉트에 따라 철학·사상을 정리해 보여준다.
저자
야마구치 슈
출판
다산초당
출판일
2019.01.21

 

1. 서두

‘철학’은 ‘수학’만큼이나 일반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학문이다. 그런데 수학을 비롯한 현재 인류의 학문의 원류가 모두 철학에서 시작했다고 한다면 철학은 어쩌면 특정 학문으로 규정되기 보다는 그냥 삶 그 자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철학을 한다고 하는 것은 삶에 대해서 고뇌하는 것이라 확장해서 해석할 수 있고, 결국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고뇌하기 때문에 모두가 철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모든 지식이 그렇듯 전문화되기 시작하면 우열 관계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전문적으로 인생과 우주에 대해 고뇌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모든 사람들의 고뇌는 특정한 사람들의 고뇌이자 그들만의 지식이 되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철학은 하나의 특별한 스킬이 됐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철학이라는 것이 지식이 아니라 태도라고 말한다. 즉, 일반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전문 철학자들 만큼의 철학적 지식을 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철학을 과거의 지식인들이 남긴 지식을 최대한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로 이해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현재 직업과 위치에서 나름의 철학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유명한 철학자들이 어떤 태도로 인생을 관찰했는지 알려준다. 그들의 지식을 다 알지 못해도 그들의 관점과 태도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철학의 장점은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운다는 것이다. 셋째는 어젠다, 즉 과제를 정하여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고, 넷째는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네 가지 철학의 장점은 분명 전문 철학자들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네 가지 핵심 콘셉트로 나누어 유명 철학자들(심리학자 포함)의 태도와 관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2.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저자는 니체의 ‘르상티망’이라는 용어를 바탕으로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의 기회가 보인다고 말한다. ‘르상티망’은 약자가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을 말한다. 르상티망에 빠진 사람은 보통 그 원인이 된 기준에 체념하고 따르거나 그 원인이 된 기준 자체를 바꾼다. 그 원인이 된 기준에 체념하고 따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명품 가방을 사면 따라서 산다. 반면 그 원인이 된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사람은 명품 가방을 가진 사람들을 속물이라고 하거나 자기 주체성이 없이 유행만 따른다는 식으로 비판한다. 그래서 르상티망에 빠져서 두 가지로 반응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기업들은 적절히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명품 마케팅을 펼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반대의 마케팅을 펼친다. 즉, 명품 가방이나 고급 자동차에 비해서 보세 가방이나 에코백, 경차 등이 더 합리적이고 주체적인 선택이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성경과 공산당 선언이 있다. 못 가진 자가 가진 자 보다 더 위대할 수 있다는 가치 주장을 펼치는 이 두 책도 결국은 본질에서 르상티망에 빠진 사람들을 자극한 것이다.

 

니체는 ‘권력에의 의지’에 대해서 말했다. 즉, 사람도 둘만 만나면 어떤 식으로든 자연스럽게 우열관계가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세상에는 절대적 강자와 절대적 약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 강자와 상대적 약자가 존재하는 것이기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는 르상티망이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 약자가 펼치는 주장이나 상대적 약자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고 정당한 것이 될 수는 없다. 그냥 하나의 개인적 반응과 선호일 뿐이다.

 

저자는 ‘자유’에 대해서도 에리히 프롬의 관점을 토대로 우리에게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한다. 보통 우리는 자유라는 것은 좋고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학교에서 배웠다. 그래서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나쁜 것이고 자유를 억압 당하면 투쟁을 해서라도 그것을 쟁취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은 자유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알려준다. 자유 속에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온전히 자유가 주어졌을 때 그 고독과 책임을 감당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나치즘이 있다. 나치즘이 성장할 때 독일의 많은 하층민과 중산층이 스스로 자유를 버리고 국가 권력에 복종하는 것을 택했다. 그런데 이를 과거 사람들의 무지로만 치부한다면 큰 오산이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데니스 간젤 감독의 ‘디 벨레’라는 영화를 보면 사람들은 언제든 어느 조직에서든 나치즘과 같은 권력에 복종하여 집단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 ‘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는가?’

저자는 조직의 변화와 관련하여 존 스튜어트 밀의 ‘악마의 대변인’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한다. 악마의 대변인이란 다수파를 향해 의도적으로 비판과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여기서 핵심은 ‘의도적으로’라는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주장에 대해서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조직이 변화하고 합리적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악마의 대변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 악마의 대변인이 하는 이의 제기를 수용할 자세가 되는 리더나 조직 문화도 필요하다. 그래서 건전한 반론과 반박은 조직의 결정을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다듬을 수 있게 해 준다. 한 가지 주제라도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방법 밖에 없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악마의 대변인’ 개념을 가장 잘 사용한 사람 중 하나로 이 책에서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을 꼽는다.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 중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이에 케네디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마의 대변인을 배치한다. 그 결과 쿠바에 미사일 공격을 해야 한다는 다수의 의견을 꺾고 인명 살상이 거의 없는 해상 봉쇄 정책을 채택하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관점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주장도 제시한다. 레비나스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와의 관계라 하더라도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이해의 가능성을 교환하고 이로써 관계성을 파괴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조직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에는 나와 맞는 사람도 있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한 번 의견이 엇갈린 사람하고는 같이 일을 계속 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사회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 관계라고도 말한다. 레비나스는 이렇게 소통이 잘 안 되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타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에서 발생한 많은 비극은 바로 이런 타자 관계 때문에 일어났다고 한다. 즉, 자신만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는 틀렸다는 주장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타자를 통해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다면 다른 관점의 가치관을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다름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바로 소통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어떤 사람에게는 정답인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과거에도 존재했을 정치 이념 간의 대립과 세대 갈등을 비롯하여 지역 갈등, 종교 갈등, 남녀 갈등, 이성애와 동성애의 갈등 등등 갈수록 갈등의 종류가 세분화 되고 있다. 갈등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다만 이 갈등이 생산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그냥 갈등만 있고 통합과 타협은 없다. 그래서 한 쪽이 승리하면 다른 쪽을 탄압하고 차별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현 우리 사회도 케네디 대통령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사회와 관련해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주장을 소개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가 결국에는 네 가지 소외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노동 생산물로부터의 소외인데, 노동자가 자신이 상품을 생산하고도 그 상품에게서 소외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노동으로부터의 소외인데, 노동이라는 것이 원래 궁극적으로 자아 실현을 위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는 자본가의 착취로 인해 자유를 억압당하고 노동 자체에 구속되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유적 소외인데, 여기서 말하는 ‘유적’이라는 것은 인간 종족 전체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는 노동자가 자신이 만든 생산품과 노동으로부터 소외당한 뒤 결국에는 인간 종족 자체에서도 밀려나게 됨을 의미한다. 네 번째는 타인으로부터의 소외인데, 여기서 말하는 타인은 친구는 없고 경쟁상대만 존재한다. 마르크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태동한 공산주의는 몰락했지만 그가 주장한 이 소외와 관련한 내용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고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저자는 과거의 다른 철학자들의 해결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토머스 홉스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여 만들어지는 국가를 주창했고, 루소는 일반 의지에 개인을 종속시키려 했으며,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을 주장했다. 그런데 결과에서는 실패했지만 상당히 명확했던 마르크스의 상황 분석에 비해 다른 철학자들의 대안은 모호하기만 하다. 그 만큼 이상적인 사회는 말 그대로 이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명확하게 현실을 인식하고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나가는 노력 자체가 중요할 것이다.

 

마르크스의 소외 개념 만큼 명확하게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은 에밀 뒤르켐이 있다. 그는 ‘아노미 현상’에 대해 말했다. 뒤르켐은 사회의 규제와 규칙이 느슨해지면 개인은 더욱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잃고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규제와 규칙이 느슨해지는 것도 무작정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그에 따른 대책으로 가족의 회복, 소셜 미디어,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종적 커뮤니티가 아닌 횡적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이는 결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이상적인 사회를 명확하게 구현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이 회복이 된다면 사람들은 ‘소외’나 ‘아노미 현상’ 등에 완전히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다.

 

 

5. 사고에 관한 핵심 콘셉트 ‘어떻게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마지막으로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 에드문드 후설이 말한 ‘에포케’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에포케라는 말은 ‘멈추다, 보류하다’라는 의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회의론적 입장에 있던 철학자들이 어떤 주장에 대해서도 그 반대가 성립될 수 있기에 확실한 판단은 불가능하고, 그래서 판단을 보류한 것에서 유래했다. 저자는 에포케가 타자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반증이라고 말하면서, ‘에포케’를 통하여 그나마 타자와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서로 다른 세계관에 대해서 각자가 강하게 확신을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 각자의 세계관을 완전히 버리지도 않는 어중간한 상태에 있을 때 좀 더 서로의 주장을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여유 속에서 다른 사람의 관점을 들을 때 자신의 관점이 완전히 뒤바뀌는 일은 없더라도 하나의 현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분명 생겨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사고의 편협함과 단점을 조금은 바로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유명한 문화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의 ‘브리콜라주’에 대한 설명 중에 레비스트로스와 사르트르의 논쟁을 소개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사르트르가 제시한 ‘새로운가 낡았는가’ 라고 하는 이항 대립에 대해서 ‘서양은 진화하고 있는 반면에 그 외 지역은 미개하고 열등하다’라는 설정 자체가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레비스트로스가 A에 대치하는 B를 논거로 드는 것보다 더 강력한 방법인 상대의 논리의 허술함을 파고드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분법적인 논리의 맹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분법의 논리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것은, 그 만큼 이 세상은 단조롭지 않고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사람들의 생각도 A 아니면 B 라는 정도로 단순하지 않고 다양하다.

 

이처럼 후설이나 레비스트로의 주장처럼 우리가 어떤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생각이 전부가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그렇게 의식적으로 한 발짝 물러서는 자세를 보일 때 그 안으로 더 많은 생각이 들어올 수 있고 자신의 사고를 훨씬 더 객관적으로 다듬어갈 수 있다.

 

 

6. 맺음말

이 책에는 위의 사람들 말고도 많은 유명인들의 주장과 그에 대한 저자의 현실적 해석이 있다. 쿠르트 레빈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할 일은 ‘시작’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앞으로 할 일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방식을 정리하고 끝내는 것이라 말한다. 결국 어떤 개인이나 조직에서의 변화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과거와의 작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한 로버트 킹 머튼의 ‘마태 효과’를 소개하는 글에서는 우리 사회가 머리 회전이 빨라서 빨리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에게는 많은 기회를 주는 반면, 어느 정도 능숙해지는데 시간은 걸리지만 훨씬 더 깊이 본질을 이해하고 근본적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빨리 포기하고 배제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사람의 성향에 맞춰 그에 따른 시간의 기다림을 함께 할 때 조직은 더욱 강인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경영 관리 측면에서 철두철미하게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확정적 답을 찾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모든 최적의 답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만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상황에 맞게 형편대로 결정하자는 태도가 포기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런 유연적 자세가 더 균형 잡히고 적절한 해답을 구하는 길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저자는 휴리스틱, 즉 복잡한 과제를 간단한 판단 작업으로 단순화시켜서 느슨한 상태로 일을 진행시켜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장 보드리야르의 ‘차이적 소비’에 관련해서는 사람들의 경우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서도 돈을 쓴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인간은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만 물건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 조직, 사회, 사고와 관련하여 50명의 유명인들의 주장을 소개한다. 이 책이 주는 새로움은 현실 상황에 맞게 저자 나름으로 적절한 해석을 덧붙였다는 점이다. 그 만큼 단순히 유명인들의 주장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삶에 적용하여 한 번 더 그 내용을 곱씹어 볼 수 있게 해 준다. 상아탑 속의 학문은 그 자체의 학자들만의 자기 만족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는 그 상아탑 속의 지식을 소화하여 적용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따라서 저자와 같이 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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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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