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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세계사
“아, 그게 그런 거였어?” 무릎을 치면서 읽는 역사책 알쏭달쏭한 상식에 날개를 달다! 사소하고 꼬질꼬질한 것들의 역사 역사 연표에 가려진 이야기에 돋보기를 들이대다! ‘모른다’고 하기에는 뭔가 억울하고 ‘안다’고 하기엔 확신이 서지 않는 애매한 상식들… 우리의 일상과 촘촘하게 엮인 역사의 실타래를 풀다! 우리나라 사람은 역사를 좋아한다. 역사책은 꾸준한 판매량을 보인다.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에서 역사는 단골 메뉴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본 것 같은 주제와 소재들이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애매하게 아는 것이 문제다. 『B급 세계사』는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하고, 안다고 하기에도 모른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며, 알아 두면 입이 근질거릴 55가지 흥미로운 역사의 장면을 담았다. 오늘날까지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고 영향을 미치는 사물과 사건들이 어떻게 발생했고,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근현대와 중세, 고대를 종횡무진 오가며 ‘오늘’의 기원을 밝힌다. 가십거리는 물론 지적인 대화를 위한 도구로서도 매우 적절하다. 이 책을 통해 통사(通史)와 연표에 가려진 사소하고 꼬질꼬질한 역사가 가진 매력과 재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김상훈
출판
행복한작업실
출판일
2018.06.18

 

 

1. 서두

이 책의 제목은 ‘B급 세계사’이다. 역사에서 A급이나 B급의 구분이 있을까 싶다.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역사가 있다. 다만 어떤 사건에 가담된 사람들의 숫자에 따라 큰 역사와 작은 역사는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작은 역사들이 모여서 또 큰 역사를 만드는 것을 생각한다면 작은 역사 또한 B급이라는 등급 구분을 할 수는 없다. 즉,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 로마와 카르타고의 전쟁, 십자군 전쟁, 백년 전쟁, 1/2차 세계 대전 등도 결국은 그 이면의 작은 역사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큰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B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결코 수준이 낮은 역사는 아니다.

 

 

2. 우연이 만들어낸 필연

우리가 피라미드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한 가지는 바로 노동착취이다. 거대한 건축 구조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강력한 중앙집권체계가 갖춰져야 하고, 그 중앙 권력의 일방적 지시에 따를 수 있는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게 상식이었다. 그래서 중국의 만리장성도 그러한 중앙집권과 노동력 착취의 결과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피라미드는 그런 강압적 노동착취의 결과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근거가 있다고 한다. 나일강은 7월에서 10월 사이에 범람을 하는데, 그 기간에 농민들은 생업에 종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굶어죽을 가능성이 컸다. 이때 이집트의 집권자들은 마치 미국이 경제 대공황의 타계책으로 커다란 국가 사업을 벌여 일자리를 제공했던 것과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즉, 피라미드 공사를 더 늘려서 서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러 피라미드는 집권자들과 서민 모두를 위한 합리적 계약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물론 일부 피라미드는 노동 착취의 결과물일 수도 있겠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합리적 타협을 통해 그 당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햄버거의 기원과 유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왜 그 속에 햄이 들어있지 않은지 의문을 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책을 보면서 왜 햄이 안 들어있는지보다 내 자신이 한 번도 햄버거의 이름 속에 등장하는 ‘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던 게 더 신기했다. 그 만큼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무심하게 넘기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어쨌든 햄버거에서 ‘햄’은 먹는 햄이 아니라 독일의 ‘함부르크’라는 지명에서 유래됐다. 그런데 여기서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함부르크 상인들은 헝가리 사람들이 먹던 양념한 고기 육회인 ‘타타르 스테이크’를 보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조금 다르게 요리를 한 것이라 한다. 그리고 이 헝가리인들이 즐겨먹던 ‘타타르 스테이크’라는 것도 사실은 몽골 유목민들이 먹던 것이고, 과거 몽골 제국의 침입으로 헝가리에 전파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햄버거 하나에도 많은 큰 역사적 사실들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 세계를 움직이는 힘, 욕망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자지만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라는 말처럼 인류 역사의 중심은 겉에서 보기에는 남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종종 여자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고대사에서도 남자를 흔들어서 국가 존망에도 영향을 미친 여인들이 있었다. 하 왕조의 달기라는 여자는 비싼 고급 비단을 찢는 소리를 좋아해서 계속 비단을 찢었고 결국은 국가 재정을 파탄나게 했다. 은나라의 달기는 ‘주지육림’이라는 고사성어를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왕을 퇴폐적 쾌락에 빠지게 했다. 서주의 포사라는 여인은 웃음이 없었는데 아무 이유없이 봉화를 태우고 병사들이 허둥지둥 몰려오는 것을 보고 웃었다고 한다. 그래서 재미로 봉화를 태웠고 병사들이 서서히 봉화를 무시하게 되면서 진짜 적의 침입을 받고 멸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서시는 ‘와신상담’이나 ‘오월동주’라는 고사성어가 나온 시대의 중심에 있었다. ‘미인계’라는 계략의 대표격이 되었던 여인으로 월나라가 오나라를 점령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이처럼 과거의 여인들은 역사의 흐름에서 그 존재감이 크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동양 뿐만 아니라 서양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여성 수영복으로 인기를 끄는 비키니 수영복의 이름은 핵실험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1946년 7월 1일에 비키니 섬에서 큰 핵실험이 있었다. 그리고 4일 뒤 프랑스 파리에서는 루이 레아르가 자신이 디자인한 수영복에 ‘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파격적 디자인의 수영복은 핵실험 이상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만약 그 수영복 이름을 다르게 지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아마도 초반 파급력은 크지 않았을 수 있지만 결과에서는 역시나 큰 인기를 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지금도 ‘비키니’라는 명칭을 핵실험을 한 장소 보다는 그 디자인적 파격에서 강하게 인식을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4. 도전과 응전의 하모니

우리가 종합대학의 명칭으로 사용하는 ‘University’라는 명칭은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에 단일 학생 조합이 있었는데, 그 학생 조합의 이름이 라틴어로 ‘우니베르시타스’였고 이게 영어로 ‘유니버시티’가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명칭의 유래보다 그 당시는 학생 조합이 대학 본부의 역할을 하면서 학교 행정을 좌지우지 했다는 것이다. 그 만큼 학생들의 권위가 강했다고 한다. 이런 학생 조합에 대응하기 위해 교원들도 조합을 만들었는데, 그 명칭은 ‘콜레지아’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명칭은 지금에 와서는 단과대학을 뜻하는 ‘콜리지’로 남게 됐다. 이처럼 어떤 명칭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탄생의 의미가 퇴색하고 다르게 쓰이게 되는 일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또한 코카콜라와 함께 유명한 음료수 중 하나인 환타가 나치를 상징하는 음료수였다고 한다. 히틀러는 코카콜라를 좋아했는데 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코카콜라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대안을 찾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환타라고 한다. 환타의 맛이 코카콜라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 당시 탄생한 환타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이처럼 어떤 결핍은 또 다른 창조로 이끈다는 생각이 든다.

 

 

5. 일탈, 폭주 그리고 시대의 광기

우리가 잘 아는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화는 비극 속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그 동화 자체가 좀 음울한 교훈을 주기는 하지만 그 유래 자체가 비극이었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중세 독일의 쾰른에서는 실제로 수천 명의 독일 소년들을 데리고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렇게 소년 병사들의 죽음의 전쟁터로 몰고간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화가 생겨난 것이다. 이 동화의 교훈은 신뢰를 지키고 제대로 감사하고 보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 동화의 유래를 알고 나면 과거의 슬픈 역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프랑스에서는 40조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서 독일과의 국경에 마지노선을 만든다. 그런데 독일은 그 마지노선 구간을 피해 우회하는 전략을 사용해서 2차 세계대전 때 짧은 시간에 파리를 점령해 버린다. 그래서 지금은 마지노선이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만 남아있다. 한치 앞만 보고 결정한 한심한 역사의 대표적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6. 원조와 뿌리를 찾아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모든 고기를 먹는다.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말고기, 돼지고기 등등 가축들에서 나오는 모든 고기를 먹는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먹을 수 있는 고기와 먹지 못하는 고기에 대한 구분이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소룰 숭상하기에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반면 이슬람 지역에서는 돼지고기가 경전에 금지된 고기여서 먹을 수 없다. 대신 그들은 다른 고기를 먹는다. 이러한 문화적, 종교적 차이 때문에 큰 국가 간 전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인도에서 소를 먹지 않는 이유는 종교적 이유도 있지만 경제적 이유도 크다고 한다. 소는 이동 수단도 되고 우유를 생산하기도 하며 소의 배설물은 연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적 금기를 통해서 안정적 경제 유지의 목적을 달성한 사례인 것이다. 인도에서는 소를 대우하는 행태만 봐도 종교적 이유 보다 경제적 이유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수소의 경우는 씨수소를 제외하고는 거세해서 농사나 운송에 사용하고, 물소는 때때로 식용으로 수출까지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길에 돌아다니는 소들을 매질하거나 돌을 던지는 등의 장난을 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인도의 소는 숭상의 대상이라기 보다 필요의 대상일 뿐인 것 같다.

 

 

7. 맺음말

이 책을 보면서 예상했던 것처럼 작은 역사가 큰 역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어떤 최초의 탄생 의도와는 상관없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왜곡되고 변용되는 일들도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어떤 역사적 사실이나 유래는 그 자체로 멈춰있기 보다는 항시 관계를 맺고 변화하는 역동성 속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대표적으로 큰 역사적 사실만을 알려 하면 안 되고 그 이면의 흐름도 항시 주시하고 복합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좀 더 제대로 된 역사적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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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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