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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정재승의 강연은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의 숲으로 이끄는 발자국이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 들어간 숲에서 청중들은 ‘과학 지식이 삶과 세상에 대한 통찰과 지혜로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에서부터 조직의 리더들까지, 세대와 성별을 넘어 많이 이들이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까닭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 간 저자의 강연 중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던 12개의 강연을 선별하여 다시 집필하고 묶은 것이다. 더 나은 선택,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춘들과 이 땅의 리더들에게 주는 뇌과학의 지혜와 통찰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통념을 뒤집고 뒤통수를 후려치는 생각의 전복, 관계없어 보이던 사실과 지식이 연결되는 놀라운 생각의 모험, 차갑게 보이는 과학과 지성의 성찰이 어느새 가슴 뛰는 삶의 통찰로 바뀌는 이야기들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더 나은 선택과 의사결정을 위한 뇌과학의 지혜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서툰 사피엔스들을 위한 조언은 무엇인가. 언제나 새로고침하고 싶은 인생의 난제들 앞에서, 숨 가쁘게 변화하는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 저자는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독자들과 함께 탐색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저자의 발자국을 따라 인간이라는 거대한 우주를,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탐험하는 근사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정재승
출판
어크로스
출판일
2018.07.02

 

1. 서두

인류의 역사는 시행착오의 역사이다. 생존에 대한 욕망과 생존의 위협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그래서 식자들은 지금 현재의 모습이 과거에 계획하고 목표로 했던 모습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향후 우리 미래의 모습 또한 우리가 계획하고 목표로 한 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살아온 모습을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설령 그 방향성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상관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수정하고 재조정하고 상황에 따라 대응하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는 겸허히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종종 인류를 비롯한 지구와 우주의 종말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종말론은 인류가 생존에 대한 욕망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우리 내면에 함께 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종말이 닥쳐온다 한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미미할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하루하루의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너무 광범위하고 장황한 영역에 대한 탐구 이전에 인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간 탐구와 관련하여 정재승 교수는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을 통하여 뇌 과학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인간 탐구에 있어 열두 발자국은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역경과 고난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결코 작다고도 할 수 없다. 또한 얼마나 많은 발걸음을 내딛었느냐, 얼마나 많은 발걸음을 가야 하냐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아가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하여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과 향후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 엿볼 수 있다.

 

 

2.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

이 책은 총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설명한다. 그리고 2부는 향후 우리가 나아갈 미래에 대해 설명한다. 1부의 키워드는 ‘의사 결정’과 ‘새로고침’이다.

 

첫 번째 키워드인 의사 결정에 관해서 저자는 인간의 뇌가 원시부족사회에 맞게 세팅이 됐다고 말한다. 원시부족사회는 생존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래서 생존을 기준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 됐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복잡하다. 현대사회는 더 이상 생존이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 하루하루 더 복합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래서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어떤 행동에 앞서 계획을 세우기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하거나 결정의 순간에 잘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결정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현대 인간의 보편적 특성에 대해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대안은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목표를 향한 실행에 앞서 철두철미한 계획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려 한다. 하지만 애초에 철두철미한 계획은 없다.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표달성이라는 큰 기준을 잡고 일단 실행하면서 계획을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다른 대안은 ‘메멘토 모리’이다. ‘메멘토 모리’의 의미는 ‘죽음을 기억하라’이다. 즉, 오늘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결정이 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 앞에 서면 인간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 순서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새로고침’이다. 우리는 항시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개선하고자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우려 하고 경험하려 하고 미래를 계획하려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인생을 새롭게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인간의 뇌에는 두 가지 다른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는 ‘습관 뇌 영역’이고, 다른 한 가지는 ‘목표지향 영역’이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싶어 한다. 즉,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먼저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에 임할 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행동 패턴을 취하기보다는 이미 익숙한 습관적 행동 패턴을 유지하려 한다. 이는 다른 의미로 우리가 ‘습관 뇌 영역’이라는 뇌의 일부 영역만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목표지향 영역’을 활성화시켜서 뇌의 좀 더 많은 영역을 사용하고 싶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설레임은 인생의 행복감도 높여주게 된다.

 

그렇다면 좀 더 ‘새로고침’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익숙하고 편안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가장 큰 절박함은 생존에 관한 것이다. 즉, 죽음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가장 강하게 절박함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새로고침을 좀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것과 유사하다. ‘메멘토 모리’를 항시 염두 해 두고, 일단 시도하면서 계획을 조정해 나가라는 것이다. 이 내용을 보면 인간의 원시적 뇌가 생존의 문제에 특화되어 있어서 단순해 보이지만 또 그 생존의 문제로 계속 자극을 하면 강한 동기부여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부의 내용을 읽으면서 실행에 앞서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긴 시간을 허비했던 내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특히 긴 시간의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고 나서는 정작 계획대로 하지 않았던 적이 더 많았다. 그런데 이런 성향이 나만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내재한 동일한 특성이라는 저자의 말에 위안이 됐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계획을 완벽하게 짜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감한 시도와 함께 언제든 상황에 맞게 변용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작심삼일’도 계속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고 말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이 책을 보면서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시 ‘메멘토 모리’를 떠올리면서 하나씩 결정하고 실행하고 조정해 나가다 보면 우리는 뇌의 다른 영역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습관의 늪에서 빠져나와 자연스럽게 인생의 ‘새로고침’도 가능해질 것이다.

 

 

3.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

2부의 키워드는 창의성과 혁명이다. 첫 번째 키워드인 창의성에 관해서 저자는 창의적 생각을 했을 때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실험참가자들을 fMRI로 촬영했는데,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에는 평소 신호를 주고 받지 않던 멀리 떨어진 영역과 신호를 주고받는 것을 발견했다. 보통 인간의 뇌는 일명 파충류의 뇌인 간뇌에서부터 진화해 왔고, 대뇌가 가장 최근의 결과물이며, 그 중에서 전전두엽이 가장 고등한 영역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최근에 진화된 전전두엽에서 창의적 생각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 부위의 뇌가 아니라 뇌 전체를 다채롭게 사용할 때 더 폭발적인 창의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들어 ‘통섭’이라는 말이나 ‘크로스오버’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발견을 통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어떻게 많은 창의적 결과물 생산해 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미술, 과학, 해부학 등에 대한 다채로운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뇌의 여러 영역이 활성화 되면서 끊임없는 창의적 생각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계속 시도하면 된다. 그래서 저자도 의식적으로 자신과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려 하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한다고 한다. 또한 인간의 창의력은 인공지능 시대에 앞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해법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존 영역을 대체하였을 때,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만의 특별한 가치를 찾기 위해 우리의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혁명이다. 저자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고, 그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혁명을 이루어 낸다고 말한다. 혁명의 아이콘인 ‘체 게바라’는 ‘사과는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흔들어서 떨어뜨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있다. 저자가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물 인터넷을 통해서 실제 세계인 ‘아톰 세계’를 비트화 해서 ‘비트 세계’와 일치시킨다. 그 다음에 이를 통해 얻어진 빅 데이터를 클라우드 안에 저장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해서 ‘아톰 세계’에 도움이 되는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따라서 혁명과 같은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간 개개인도 나름의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 혁명의 대안은 ‘퍼스트 펭귄’이다. 즉, 순응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여전히 원시적인 뇌에 묶여있다. 다만 과거와의 차이가 있다면 우리의 의사 결정 패턴이 원시적인 뇌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원인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것은 결국 해결 방법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해결 방법은 바로 뇌의 창의적 발현을 위해 도전을 마다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단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간의 적응만 이야기하지 않고, 위험에 대한 대응도 역설한다. 우리가 인공지능과 공생하게 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적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하고, 인간에 대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행복’이기에 모든 기술적 새로움은 행복을 위한 도구임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저자는 ‘바브밸, Body-Brain Balance’, 즉 뇌와 몸의 균형과 함께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부의 내용을 읽으면서 과학자들의 눈에도 향후의 미래는 막연할 뿐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저자와 같은 전문가들이 보는 미래는 과거 우리가 쌓아온 결과물들과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우리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이해한 만큼 미래에 필요한 행동 방식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확정적 그림을 그릴 수 없지만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동일하다. 설령 미래에 대한 확정적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해도 우리는 오늘의 선택을 해야 한다. 오늘의 필요한 선택을 해 나가다 보면 미래는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맞게 우리의 뇌도 혁명을 이룰 수 있는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이다.

 

 

4. 맺음말

저자는 지속적으로 변화, 혁명, 혁신 등에 관해서 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생의 정답은 없다고도 말한다. 인생은 탐험일 수도 있고, 마라톤일 수도 있고, 산책일 수도 있다. 만약 인생이 마라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페이스 조절만 하면서 안정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면 된다. 하지만 저자는 무언가 설레고, 충만하면서, 짜릿한 즐거움의 풍성한 열매를 원한다면 탐험가 기질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변화의 흐름을 탄 사람들은 더 큰 도약을 이루었고, 안정을 추구한 사람들은 도태되었다. 즉, 인생의 가치관은 다 틀리겠지만 역시나 우리는 변화의 흐름을 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존재한다. 또한 과거와 달리 우리의 미래는 많은 변수에 더하여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가치관이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라 해도, 그 또한 변화의 파도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변화의 파도 속에서 언제든 균형점을 잡아갈 수 있는 파도 타기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지를 가지고 익숙함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유지하려는 습관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려는 습관을 들일 때 우리의 뇌는 제 2의 도약을 할 것이다. 그렇게 확장된 뇌를 활용하면 또 다른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고, 그 변화된 세상에 맞는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원시의 뇌가 기본적으로 추구했던 생존의 가능성도 더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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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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