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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한국사(10만 부 기념 청자 에디션)
10만 독자에게 한국사 자신감을 불어넣은 책 《최소한의 한국사》가 독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 옷을 입었다. “최소한의 내용으로 최대한의 역사 교양을 담은 책”, “이 책이 역사 교과서였다면 역사 공부를 사랑했으리라”, “알차다는 말이 딱이다”, “이런 책을 써준 최태성 선생님께 감사하다” 등 독자의 찬사를 받아온 이 책은 2023년 역사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2023 올해의 책’, 전국 도서관 사서들이 뽑은 ‘2023 사서 베스트’ 등에 선정되며 명실상부 최고의 한국사 입문서로 입지를 굳혔다. 《최소한의 한국사》는 한국사 교과서 저자이자 누적 수강생 700만 명에 이르는 한국사 1등 강사 최태성이 고조선이 건국된 기원전 2333년부터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2000년까지, 반만년 역사를 쉽고 재미있고 명쾌하게 설명한 한국사 책이다. 시험에 나오기 때문에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교양으로서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 준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청자 에디션’은 맑고 투명한 비취색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고려청자를 연상시키는 색감으로 우아함을 자아내고, 홀로그램 박을 입혀 아름다움을 더했다.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을 담은 이 책은 새해를 맞아 한국사 공부를 결심한 사람에게 최고의 선택이다. 새로운 표지로 보는 맛과 읽는 맛을 두루 갖춘 《최소한의 한국사》 청자 에디션이 한국사 자신감을 선물할 것이다.
저자
최태성
출판
프런트페이지
출판일
2023.06.21

 

물리적 침탈만 침탈이 아니다. 전쟁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영토를 점령할 수도 있지만 비물리적으로 다른 나라를 점령할 수도 있고 그것은 전쟁으로 영토를 빼앗기는 것 이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화와 역사적 침탈이 이루어지면 그 국가는 허울만 있고 영혼이 없는 국가가 되고, 결국에는 영토 마저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중국을 점령했던 많은 이민족들이 자체적인 역사와 문화의 바로세우기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중국의 문화와 역사에 흡쉬되어버린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는 더더욱 문화와 역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과거보다는 더욱 영토 침략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결국은 비물리적 방식으로 다른 나라를 잠식하려는 노력이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왜곡된 역사 가르치기 등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알아야 하는 것은, 단지 호기심을 채우기 위함이나 그 속에서 어떤 삶의 교훈을 발견하는 것을 넘어 주변국들의 비물리적 침탈을 막는 방패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장황하고 어려울 수 있는 한국사를 특정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쉽게 펼쳐내 보임으로써 좀 더 편안하고 쉽게 우리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그런 만큼 이 책을 하나의 주춧돌로 삼아 더 깊은 우리 역사의 흐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우리 역사 속에서 최초로 문화 강국의 면모를 보였던 백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백제가 추구했던 문화의 기준은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것이었다. 언뜻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지금 시대의 문화적 유행과 비교한다면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지금 트렌드가 바로 너무 확연하게 브랜드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백제의 문화적 특성은 절제하면서도 절제하지 않는 것이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백제의 문화재들을 보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정제된 특성으로 통일 신라의 문화에도 영향을 주었고 일본과 중국에도 우리 문화의 진수를 전했으며 지금까지도 그 특성이 남아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다음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흐름 중의 이야기에서는 역사의 의외성을 엿볼 수 있었다. 신라는 삼국 중 제일 약했고, 중국과의 연결성도 떨어졌으며, 백제에 비해서 일본과의 교류도 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약점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더불어 필요한 힘을 키우고 외교적 역량을 발휘하면서 결국 통일을 이루었다. 또한 고려를 세운 왕건도 애초에 후삼국의 선두주자가 아닌 후고구려의 궁예 부하였다. 하지만 특유의 포용 능력을 발휘하여 신라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포용하였고, 심지어 극렬하게 싸우던 후백제의 견훤까지 품으면서 결국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세운다. 이처럼 역사라는 것은 항시 예측불허이고 의외의 결과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지금 시대에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잘 나간다고 자만할 게 아니고 못 나간다고 기죽을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음 고려 시대의 광종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권력 장악과 처세의 지혜를 알 수 있었다. 광종은 7년 동안 ‘정관정요’라는 책만 보면서 딱히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신하들은 광종이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어딘가 부족한 것처럼 생각하면서 경계심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광종은 고려가 왕권이 중심이된 중앙집권 국가가 아니라 지방 호족들로 힘이 분산된 상태임을 익히 알았기 때문에 긴 시간 기다리면서 한 번에 그들을 제압하고 권력을 강화할 궁리를 한 것이었다. 그렇게 광종은 ‘노비안검법’을 시행하여 불법적으로 일반 양민을 노비로 만들어 자신들의 사병을 강화시키고 농장의 인력을 보충한 호족들의 힘을 약화시켰다. 즉, 호족들의 소유물과 같은 노비들 중 많은 사람들을 다시 자유로운 양민으로 해방시킨 것이었다. 이 내용을 보면서 기다림은 멈춤이 아닌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정임을 알 수 있었다. 만약 광종이 시작부터 호족의 힘을 꺾으려 했다면 아마도 큰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을 것이고 호족들의 경계심만 더욱 커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다음 조선 시대의 정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정의와 명분을 내세우는 사람도 무조건 정의롭기만한 것은 아니고, 그 사람 또한 또 다른 이유로 밀려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도전은 고려를 뒤엎고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건국했다. 그리고 조선 통치의 제도적 근간을 유학에서 찾았고, 그러한 상징성을 사대문 안에 넣어 ‘인의예지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애초에 정몽주처럼 망해가는 고려를 다시 세우려 하기보다 고려 자체를 없앴기 때문에 온전히 ‘인의예지신’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본인이 아무리 백성과 국가의 안위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고 해도 그 과정이 역모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정도전 본인 또한 결국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함으로써 자신의 명분과 당당함이 무너지는 결과를 맞이했다. 이처럼 역사는 어떤 절대적 기준이 계속 지켜지기보다 끊임없이 자신들을 정당화 시키고 그것을 강화시키는 반복임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신군부의 등장과 민주화 투쟁의 내용을 보면서는, 부당하게 권력을 획득한 정부가 얼마나 더 잔혹할 수 있으며, 그러한 탄압 속에서도 또 들불처럼 일어나는 우리나람들의 근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통해 촉발된 민주화운동을 통해 다시금 우리가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는 직선제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한 표 한 표의 선거권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속에 얻어진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역사는 먼 과거에만 역동적이었던 것이 아니고 지금도 계속 역동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지켜온 우리 민족의 반만 년 역사의 주체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역사에 대해 쉽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 내용이 결코 쉽고 가벼운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그 내용을 곱씹고 곱씹을수록 우리 민족만의 특성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고, 그러한 특성이 바로 우리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외세의 침탈과 우리나라 내에서의 각종 투쟁 중에도 우리 민족은 그 고난 마저도 흡수하여 새로움으로 승화시켰다. 그래서 외부의 문화와 역사적 침탈 마저도 우리의 것으로 소화하여 다시 세계로 전파시키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 민족의 뿌리와 마음의 중심이 바로 서 있기 때문일 것이고, 그 과정에는 역사에 대한 끊임없는 소통과 관심, 그리고 바로세우기가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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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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