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포노 사피엔스
인문과 공학을 아우르는 통찰과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으로 지난 10년간 발생한 급격한 시장 변화를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를 중심으로 풀어낸 문명을 읽는 공학자, 최재붕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교체가 일어나는 바야흐로 혁명의 시대.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TV와 신문을 끊고 스마트폰을 미디어와 정보의 창구로 선택했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은행지점에 발길을 끊고 온라인 뱅킹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를 만든 근본 원인은 권력이나 자본과 같은 특정세력이 아니라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의 자발적 선택이다. 인류의 자발적 선택에 따른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진화라고 한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돌이킬 수 없는 문명의 대전환기를 살고 있다. 막아서느냐, 받아들이느냐의 선택은 우리의 몫이지만 새로운 문명의 도래는 이미 정해진 인류의 미래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의 출발을 인류의 변화에서 풀어낸 것으로, 신인류의 등장과 특징과 그들이 축이 된 새로운 문명의 실체, 산업군별 시장 변화와 소비행동의 변화,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성공 전략과 새 시대의 인재상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포노 사피엔스의 시각으로 세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혁명의 시대 속에 위기보다는 기회를 볼 수 있도록, 혼란스러움보다는 현명함을 지닌 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
최재붕
출판
쌤앤파커스
출판일
2019.03.12

 

 

1. 서두

우리는 지금 급격한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 하면 비슷한 예측과 내용을 담은 출판물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지금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다룬 내용들이 주류였다. 그런데 이 책은 스마트 폰의 탄생에 주목한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으로 불리는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인간과 연결시켜주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스마트 폰이다. 이 스마트 폰의 탄생과 함께 인류는 새로운 진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인류의 진화는 단 한 번도 역변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흐름을 타고 같이 진화를 하느냐, 아니면 도태 되느냐의 문제만 남는다. 다만 진화의 과정에는 충돌이 발생한다. 모든 물질로 이루어진 것들은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고, 이는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기존에 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야 하는 진화의 중간 단계에서 새로운 문명의 흐름에 대한 거부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거부감은 변화의 흐름에 바로바로 익숙해지기 힘든 기성 세대에게 나타난다. 그런데 이 사회의 권력은 기성 세대가 쥐고 있기에 그들의 저항은 각종 규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규제는 때때로 진화의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고 주도권을 상실하게 한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최첨단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비단 젊은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쥐고 있는 기성 세대에 대한 일갈이기도 하다.

 

 

2. 포노 사피엔스와 포노 사피엔스 문명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2007년 아이폰의 탄생 이후 생겨난 새로운 인류를 말한다. 이에 이 책의 저자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점차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사람을 포노 사피엔스라 정의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탄생을 주도한 스티브 잡스는 포노 사피엔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탄생 시킨 새로운 신인류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시장,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중심에 서 있다. 그렇게 모든 권력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게 됐다. 그리고 소비자가 중심이 되면서 그들을 연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사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과 함께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각국의 대형 백화점들이 속절없이 무너졌고, 100년 전통의 언론사도 파산을 선언한 후 다른 곳에 인수됐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많은 은행들의 오프라인 지점망이 폐쇄되었고, 온라인 시장이 확장됐다. 이에 기업들도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흐름을 이해하고 선도적으로 나서거나 아니면 적어도 나름의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버는 발 빠르게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이해하고 새로운 영역을 탄생시켰다. 우버로 인해서 기존 교통 수단의 이용에 대한 체계가 바뀌었고, 그 편리함에 환호하는 소비자와 새로운 체계를 거부하는 기존의 생산자, 그리고 사이에서 중재하는 정부 사이에 큰 논쟁이 불 붙게 됐다. 또한 마이크로 소프트의 경우는 프로그램 설치 CD의 판매와 관련한 영업 조직을 축소하고 클라우드 영역을 확장시켰다. 요즘 컴퓨터에는 더 이상 CD 리더기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 모든 프로그램은 클라우드를 통해서 온라인 결제와 설치가 완료된다. 그렇다면 CD로 프로그램 설치가 익숙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들은 흐름에 뒤처지는 소비자들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의 지점망 축소와 함께 인력 구조조정이 많아지자 대형 은행에서 파업을 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그들의 대규모 파업에도 소비자들이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벌써 큰 변화의 흐름은 우리 목전에 와 있다는 것이다.

 

 

3. 문명의 변화, 상식의 변화

생각의 변화는 거의 모든 것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시대에는 자신의 상식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오래된 상식, 경험에 의한 지식 등이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유효한지 되묻고 검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의 많은 상식이 실제로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GM의 군산 공장 철수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갑작스런 GM의 변화에 군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국민과 정부는 황당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군산 공장을 철수하고 GM의 큰 자본이 흘러들어간 곳을 보면 더 황당하다. GM은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조기업이다. 그런데 그들은 군산 공장을 철수하고 우버의 경쟁 기업인 리프트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GM이 이런 기존 상식을 깨는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차량 소유 시장은 축소되고 차량 공유 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10대와 20대는 차의 구매에 대해 과거의 기성 세대만큼의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그나마 구매하는 차량도 일반 차량이 아닌 친환경 차량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GM은 나름의 생존을 위해서 제조기업의 틀을 벗고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GM의 행보에 대한 비판과 배신감만 느낄 뿐 GM의 선택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우리만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상당히 올드한 아날로그적 대처를 통해 나름의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다고 자조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정치권력의 힘으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같은 법적인 문제만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복지는 갈수록 작아지는 떡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중요하지만 떡의 크기를 키우는 흐름을 주도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진화의 흐름에서 도태되어 쪼그라든 떡을 공평하게 나누려 하면 결국 치열한 아귀다툼밖에 남는 게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상식 변화도 있다. 스포츠에 대한 관점과 시장의 변화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전통적인 스포츠는 특정한 경기장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e-스포츠 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전통적인 오프라인 스포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실제로 평창 동계 올림픽의 시청자수가 천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2017년 베이징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의 시청자수는 8천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의 가정에서는 아빠가 게임을 티비 중계로 보는 아이를 게임 중독이라고 타박하면서 자신이 보고 싶은 유럽의 축구 경기를 시청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젊은 세대들이 기성 세대의 일방적 게임 시간 셧다운제를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규제로 인식할 것인지는 안 봐도 뻔한 것이다. 이처럼 문명이 바뀌면 상식이 바뀌고, 이를 이해한 뒤 생각을 바꾸어야 다시금 새로운 포노 사피엔스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4. 새로운 문명에 대처하는 방법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생각과 태도의 전환이 필요할까. 저자는 일단 나의 시각이 어느 문명에 맞춰져 있는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변화에 대처하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흐름의 표준을 인지해야 한다. 새로운 흐름의 표준을 잘 인지하려면 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을 관찰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디지털 플랫품, 빅 데이터, 인공지능을 잘 결합하고 포노 사피엔스의 접근성을 최적화했다. 그래서 아마존의 성공 철학을 일컬어 ‘고객 중심 경영을 넘어 고객 집착 경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성공 철학에는 또 다른 답이 숨어있다. 고객이 핵심이라는 것이고, 그 고객은 바로 사람이다. 결국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핵심은 사람이고, 사람이 답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기업의 경우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모든 구성원들이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을 학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 문명의 표준이 달라진 만큼 팬덤을 일으키는 앵프라맹스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문명에 대한 관심을 계속 키우고 학습하면서 신문명이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익숙해져야 다시금 흐름에 맞는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낼 힘이 생긴다.

 

이런 흐름을 잘 읽고 실행하는 기업 중에서 이 책에는 독일의 아디다스를 언급한다. 아디다스는 제조의 자동화와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스마트팩토리는 대표적인 제조 혁신의 상징이다. 이 공장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소비 개념에 맞춰 ‘온디맨드 생산’을 실현했다. 온디맨드는 한 사례입니다. 온디맨드란 모바일과 같은 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이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요즘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음악이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앱이나 유튜브를 통해 듣고 시청하는 것처럼, 제조상품도 디지털 플랫폼에서 언제든 원하는 스타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얼마나 빠르게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의 취향과 니즈에 반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고 할 수 있다.

 

 

5. 맺음말

이 책을 보면서 유발 하라리가 그의 책에서 언급한 향후 변화의 시대가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흐름에 말려들었다. 한 개인이 대세를 바꿀 수는 없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라도 대세의 흐름에 편승해야 하고, 더 좋으려면 대세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중국의 걸인도 QR코드를 기반으로 해서 디지털 금융 시스템으로 기부를 받는 시대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전통적 기득권 집단에게 휘둘리고 있다. 공유 경제 시대라고 말은 하지만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시스템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여 시장을 키우지도 못하면서 갈수록 축소되는 기존 시장에 매스만 들이대고 있다. 이는 친 서민 정책도 아니고 친 기업 정책도 아니다. 각자 자신들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한 고집스러운 행보일 뿐이다.

 

물론 우리는 소비자이기도 하면서 또 어떤 생산자의 조직에 속해 있다.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움직이게 되면서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지거나 변화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집단과 생산자 집단을 명확하게 나눌 수 없기에 누구에게다 닥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은행의 온라인화는 분명 소비자의 대세적 선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면서, 그 소비자 중 일부인 은행 직원들을 구조조정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집단들이 자신들의 영역은 침범당하지 않으려 한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직원들이 줄어드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자신의 영역에서는 온라인화가 추진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택시 기사들도 우버나 타다와 같은 공유 시스템은 반대하면서 카카오앱 등을 통해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탑승객 수를 늘리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변화의 흐름에서는 결국 그 누구도 자유스러울 수 없다. 그렇다면 전방위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고 빨리 시장 개편을 통해서 새로운 흐름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전면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결단과 국민의 지지가 필요하다. 일단 변화의 물꼬를 트고, 그 뒤에 정부가 새로운 보조 전략들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777lili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