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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2SB--3sb7AA

 

 

 

모든 사람들은 관계에서 각자의 위치에 맞게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떤 것도 노력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없고, 정성없이 유지되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습니다. 이는 피로 연결된 부모와 자식 관계를 넘어, 남녀 관계에서의 사랑, 권력 관계에서의 충성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것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 말하기도 하는데, 비단 사랑 뿐만 아니라 관계에서 지칭되는 모든 단어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어떤 위치에 있든 완전히 안심하고 느긋할 수 없습니다. 이는 권력의 정점에 오른 사람이나 최고의 부자가 된 사람, 최고의 유명인이 된 사람부터 평범한 일상을 꾸리는 사람까지 모든 사람에 해당합니다. 다만 아쉽게도 각자의 위치에 따른 최선의 노력에 대한 결과의 가치와 역사적 평가는 별개의 문제이기는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의 거대 제국이었던 페르시아 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키루스 2세, 일명 키루스 대제가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그리스의 크세노폰이 지은 ‘키로파에디아’, 또는 ‘키루스의 교육’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내용 중에 신하들의 충성심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나옵니다. 그것은 바로 자리배치입니다. 가장 귀한 사람을 왼쪽에 앉혔다고 하는데, 그것은 왼쪽이 오른쪽보다 배신하려는 생각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높이고 싶은 사람을 가장 먼저 앉혀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주목을 받게 하였고, 그 자리마저도 항시 고정이 아니라 더 나은 행동을 한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으로 교체했으며,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이 있으면 다시 낮은 자리로 배치함으로써 밑에 사람들이 항시 긴장하게 하였고, 자신에게만 충성토록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수시로 공과에 따라 자리를 다시 배치하면 신하들만 긴장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신하들의 행동을 항시 관찰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경청하며 필요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기에 왕 또한 신하들 못지 않게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인,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있습니다. 그 책의 내용 중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아들인 나가마츠마루에게 대장으로서의 덕목과 그것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이에야스는 먼저 부하들이 대장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설명합니다. 대장이란 존경을 받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부하들이 계속 약점을 찾아내려 하고 있고, 대장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깔보고 있으며, 친밀한 척하지만 사실은 경원을 당하고 있고,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미움을 받고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하를 녹봉으로 붙들려 해도 안 되고 비위를 맞추어도 안 되며, 멀리하거나 너무 가까이해서도 안 되고, 화를 내게 해서도 안 되며, 방심케 해서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나가마츠마루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이에야스는 부하는 반하도록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대장에게 반한 부하는 다른 말로 하면 심복이라는 것인데, 심복은 사리를 초월한 데서 생기는 것이라고 부연합니다. 그래서 대장은 부하들이 감탄하게 하고 또 감탄하게 하여 좋아서 견디지 못하게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설명으로 마무리 합니다. 이처럼 높은 자리도 그것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밑에 사람들에게 현실적 이득을 넘어서는 다른 무언가를 주기 위해 항시 앞서 움직이고 긴장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다른 측면의 사례가 있습니다. 충성한 듯 충성하지 않은 부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위치에서는 최선을 다 하여 자신의 영달은 이루었지만 자신이 모시는 사람과 국가에게는 해를 끼친 사람입니다. 그는 바로 나치 독일 히틀러의 최측근이었던 마르틴 보어만입니다. 윌리엄 L. 샤이러의 책인 ‘제3 제국사’의 내용 중에 마르틴 보어만에 대해 ‘나치 수뇌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지위를 차지한 두더지 같은 인물’ 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표현과 같이 두더지처럼 어둠 속에서 히틀러를 대변하거나 그 이상의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는 히틀러의 사생활과 사적인 돈을 관리했고 서류작업과 구체적인 행정 업무를 싫어했던 히틀러를 대신하여 그의 단순 구두 발언 마저도 구체적인 명령 문서로 만들어 결국은 자신의 명령을 마치 히틀러의 명령인 것처럼 밑에 사람들에게 하달했습니다. 불만이 쌓인 다른 부하들이 보어만의 전횡에 대해 히틀러에게 조언했지만 오히려 히틀러의 분노를 자극하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어만은 히틀러와 다른 부하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고립시키면서 히틀러가 온전히 자신만 믿고 자신에게만 의지하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보어만이 히틀러의 신임을 얻은 데에는, 그가 히틀러의 사적 자금을 불려주고 히틀러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편안하게 사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에 기인합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훨씬 더 집요한 보어만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히틀러에게 헌신하고 동기화시킨 것이었습니다. 그는 채식과 금주를 하는 히틀러에 맞춰 철저하게 그의 앞에서는 똑같이 행동했고, 절대 사적인 휴가를 가지도 않으면서 히틀러 곁에 머물렀으며, 심지어 거의 잠을 자지 않고 가끔의 쪽잠으로 대신하면서 자신을 제외한 다른 누군가가 히틀러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하고 가까워질 수 없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히틀러의 권력을 승계받을 가능성이 컸던 괴링이나 괴벨스, 히믈러 등을 밀어낼 수 있었고, 그들이 결국은 히틀러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으며, 각종 이간질을 통하여 그들끼리 연합하여 대항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특히 그들에 대해 히틀러에게 왜곡된 보고를 함으로써 히틀러가 그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의심하게 만들고 자신에게 더욱 의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보어만의 사례를 보면, 부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게 무조건 공동체 전체를 이롭게 만드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최고의 권력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지 않고 긴장이 풀어졌을 때의 결과를 잘 보여줍니다.

 

결국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면서도 최대한 긍정적 결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직에서의 수장이나 관계의 주도권이 더 큰 사람이 더욱 노력하고 긴장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의 최고 위치는 결코 편한 자리가 아니며 편하고자 하는 순간 자신을 대리하려는 특정인에게 힘이 몰릴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결국 밑에 사람들 사이의 건전한 견제와 경쟁을 막으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지, 권력의 정점에 이를 수 있는지를 묻기 이전에, 과연 자신이 그것을 감당할 그릇이 되는지, 그 위치에 올랐을 때 밑에 사람들이 공동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 수 있도록 계속 긴장하면서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의지와 각오가 있는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따른 권한과 의무를 다른 사람에게 외주주고 편안하려 하는 순간 자신의 위치와 존재감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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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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