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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의 발견
국내 유수 기업들의 브랜드 전략 및 네이밍, 디자인, 스토리, 인테리어,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해 온 저자 최장순은 2011년 인천공항의 차별성을 브랜드화 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리고 그와 팀이 내놓은 결론은 일반 상식과는 다른 전략이었다. 인천공항의 차별성은 바로 공항 서비스의 본질 자체에 있었다. 인천공항이 다른 공항과 가장 다른 점은 압도적으로 짧은 출입국 시간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권고 기준보다 월등히 앞선 처리 시간으로 여행자들에게 여유를 선사하였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여행자들로 면세점의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공항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함으로써 최고의 공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성과가 숫자로 치환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문학을 대입하려는 비즈니스 시도는 쉽지 않다. 그러나 어떤 비즈니스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이 무엇인지 알고 정의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의 본질을 아는 것이다. 저자는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B), 목표 소비자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E), 해결 방안은 무엇이며(A) 최적의 컨셉은 무엇인지(T) 알아야 한다는 이기는 공식 BEAT를 소개하였다.
저자
최장순
출판
틈새책방
출판일
2022.09.30

 

1. 들어가는 말

세상은 빨리 변한다. 유행도 빨리 변한다. 그런데 기술은 평준화되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기술적 차별화가 더 이상 힘들다. 차선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전략이다. 브랜드는 톡톡 튀는 이미지의 컨셉을 찾는다. 거기서 바로 다른 유사한 제품과의 차별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단기적이고 독특해 보이는 컨셉은 허상일 뿐이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사용할 때 그 브랜드 컨셉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컨셉에 대한 집착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제품의 본질에 대한 설명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그 덕분에 이제 우리는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사는 것인지, 아니면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사는 것인지 불분명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허상을 쫓던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조금씩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고 있다. 실컷 엉뚱한 길을 돌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덕분에 이제는 제품의 브랜드 보다 실질적 유용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또 SNS의 확장, 그리고 많은 네트워크 기기들의 발달과 함께 더욱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본질적 정보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래서 다이소나 이케아, 무인양품, 레고나 애플 같은 본질에 충실한 기업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고, 그 본질에 대한 주목은 자연스럽게 차별화로 이어지면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본질의 중요성과 본질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 줄거리 및 감상

1) 제대로 된 컨셉션

저자는 제대로 된 컨셉션은 ‘소비자’와 ‘업(業)의 본질’이라는 두 축을 강력한 버팀목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업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위한 컨셉을 만들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저자는 컨셉의 궁극적 존재 이유는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어떤 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사람이고, 그 업이 만들어낸 제품을 사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막연한 브랜드의 허상에 매몰되지 않고 본질에 이르기 위해서는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는 나아가 이러한 두 축의 개념, 즉, 소비자와 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네 가지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으면 바로 그것이 ‘본질의 발견’이 된다고 말한다. 그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해당 업(業)의 본질은 무엇인가?(Business Definition)’ 라는 질문이다. 둘째는 ‘목표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Experiential Problem)’ 라는 질문이다. 셋째는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Actual Solution)’ 라는 질문이다. 넷째는 ‘최적의 컨셉은 무엇인가?(Thrilling Concept)’ 라는 질문이다. 이렇게 구체적인 네 가지 질문을 통해서 우리는 최종적으로 제대로 된 기업과 제품의 컨셉션을 이룰 수 있다.

 

 

2) BEAT

저자가 말하는 네 가지 질문의 영어 앞 글자를 따면 ‘BEAT'가 된다. 각 질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B에 해당하는 질문은 해당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세부적 질문은 우리 고객은 어떤 사람들이고,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보통 자신이 상대하는 고객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커피숍을 오픈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무조건 좋은 원두를 쓰는 것을 고집하거나 아니면 인테리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자신이 상대하는 고객이 커피의 맛을 중시하는 전문준 전문가들 집단이라면 당연히 원두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상대하는 고객이 편안하게 커피숍에 앉아서 공부를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원두 보다는 내부 인테리어와 쉽게 노트북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 개수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그 다음으로 우리가 본질적으로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는 ‘왜’라는 질문이 필수적이다. 즉,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탐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에게 고급 커피를 소개하기 위함인지, 편안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도록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저렴한 커피를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 탐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맹목적으로 유행을 좇거나 아니면 주변의 다른 매장들을 따라 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주변 매장하고 완전히 다른 모양새를 갖추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즉,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쓰게 되는 것이다.

 

둘째, E에 해당하는 질문은 고객의 경험상 문제점은 무엇인가이다. 이에 대한 세부 질문은 고객들은 무엇을 불편해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에 관한 본질적 탐구가 아니라 목적이 불분명한 맹목적 차별화에 집중한다. 그래서 교묘하게 고객들을 자극하고 충동적인 반응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러한 맹목적 차별화의 컨셉은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치 새로운 음료수가 개발되어 호기심에 한 번은 먹어보지만 적절히 음료수의 본질에 충실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찾지 않게 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컨셉을 정했을 때 그 다음에는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고객이 불편해 하는 것에는 바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업의 본질이 숨어있다. 그래서 판매자 보다 오히려 소비자가 더욱 정확하게 업의 본질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고깃집의 본질은 일단 고기가 맛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기 맛 보다 오히려 내부 인테리어나 테이블 기본 세팅을 위한 반찬에 집중한다면 본질을 잃어버린 것이다.

 

셋째, A에 해당하는 질문은 실질적 해결방안에 대한 질문이다. 이에 대한 세부 질문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숍에서 커피 맛 보다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매장을 더 많이 방문한다면, 원두를 고급화 하기 보다는 콘센트를 늘리고 각 자리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1인 좌석과 세미나용 좌석을 구분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고객이 고기 맛이나 질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다면 다른 주변 요소들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오로지 고기에 집중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고민하고, 고객이 알려준 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진정 필요한 해결책을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대로 된 컨셉션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결국 어떤 컨셉이라는 것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만들기도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수정되고 새롭게 제대로 된 컨셉이 솟아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최종적으로 솟아난 컨셉이 결국의 최고의 컨셉이 되는 것이다.

 

넷째, T에 해당하는 질문은 최적의 컨셉은 무엇인가이다. 이에 대한 세부 질문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비즈니스의 재정의를 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컨셉을 도출할 수 있다. 이 네 번째 질문은 결국 세 번째 질문까지 해결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다만 굳이 저자가 네 번째 항목으로 만든 것은 바로 구체화 하라는 의미이다. 즉, 세 번째까지의 질문을 통해서 막연하게 떠오른 자신의 사업에 대한 재정의를 심플하고 명확한 표현의 컨셉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컨셉은 바로 고객에게 자신을 알리는 명확한 이미지가 된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구축이 되면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알맹이는 없고 톡톡 튀는 화려한 겉포장 보다 본질에 충실한 컨셉은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인지도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3) 인천 공항의 BEAT 적용

저자는 인천 공항의 사례를 통해서 실제 BEAT의 질문들이 어떻게 해답을 찾아가는지 보여준다.

 

첫째, B : Business Definition (업의 본질, 정의)이다.

먼저 ‘인천공항의 고객은 어떤 사람들인가? 인천공항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라고 묻는다. 공항은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기 위해 거쳐가는 관문이다. 관문이라는 것은 머무는 것이 아니다.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에 오래 머무는 것에 집중할 게 아니라 잘 흘러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 이외의 편의시설, 대인 서비스, 내부 환경 개선 등은 부가적인 것들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여행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나들목으로서의 역할이지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편의시설 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E : Experiential Problem (고객 경험항 문제점)이다.

여기서는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문제, 즉 불편사항을 찾아간다. 여행객들이 제일 공항에서 불편해 하는 것은 대중교통이나 출입국 심사대의 긴 줄과 이착륙 지연이다. 이는 바로 시간에 관련된 것들이다. 즉, 나들목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냐 없냐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화장실이 불편하고 환경이 불편하고 편의 시설이 불편한 것 등에 관한 사항보다 답답한 흐름에 관한 사항을 여행객들은 더 관심을 가지고 본다.

 

셋째, A : Actual Solution (실질적 해결방안)이다.

여행객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바탕으로 이제 인천공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다. 해결방안은 바로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출입국 시간 단축, 대중교통 시스템 정비, 길 안내 서비스 제공, 수하물 제시간 운반 등에 집중한다. 그 결과 인천공항은 출국 18분, 입국 14분이라는 전세계 신기록 보유하게 되었다.

 

넷째, T : Thrilling Concept (전율을 일으킬 컨셉)이다.

인천 공항은 ‘인천공항다움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 출입국 시간이 단축되면 여행객들은 공항에서 편의시설을 이용할 시간이 증가한다. 편의시설 이용 시간이 증가하면 쇼핑시간도 증가한다. 그 결과 1인당 면세점 매출액 가장 높은 공항이 되었다. 결국 인천공항의 컨셉은 ‘머무름과 움직임’, ‘동선의 효율화’, ‘동선의 여유’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인천공항의 본질이자 제대로 된 컨셉인 것이다.

 

 

3. 맺음말

이 책의 저자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자신의 사업체를 성공의 반열에 올린 적은 없다. 또한 브랜드 마케팅에 관련한 어떤 학계의 주류 세력도 아니다. 게다가 어떤 특정 회사의 광고팀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다. 결국 저자는 이 분야에 있어서 어쩌면 비주류이다. 그런데 보통 어떤 틀 속에 갖혀 있으면 그 외부를 보기가 힘들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처럼 조금은 한 다리 뺀 입장에서 상황을 관조할 때 더 많은 것이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저자가 자신의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높인 사례가 없다고 해도 이 책의 가치가 훼손되지는 않는다. 특히나 저자는 많은 기업의 브랜드 전략에 참여하여 실패도 있었지만 성공도 있었다. 그 만큼 실전의 경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실제 응용으로 이어지려는 몸부림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런 식의 인문학을 베이스로 한 실질적 응용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라는 질문만 던졌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에는 소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비단 한 기업의 존재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한 개인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왜 내가 존재하고 있고 존재해야 하느냐의 질문 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만 집중해 온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다시금 본질로 마음이 쏠려야 한다. 본질을 찾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브랜드 컨셉션은 실체의 본질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실체를 은폐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컨셉, 겉만 화려하게 포장해서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는 컨셉, 그리고 최종적으로 본질에 충실한 컨셉이 최선의 컨셉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한 개인, 바로 자신의 최선의 컨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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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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