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 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웅진지식하우스, 독후감, 감상문, 줄거리, 요약
독후감 감상문 줄거리 요약 2024. 4. 12. 13:30 |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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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씩 익숙해 보이던 세상이 낯설어 보일 때가 있다. 그렇다고 세상이 특별히 변한 건 없다. 단지 자신의 마음이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이 변하고 나면 일상의 흐름을 멈추고 싶거나, 아니면 훌쩍 어딘가로 떠나고 싶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다.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릭 브링리도 평범한 인생, 그리고 사회적 기준으로 볼 때 조금씩 발전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가장 아끼던 형이 갑자기 암으로 죽으면서 모든 일상이 낯설어진다. 주변은 아무렇지 않은데 자시만 외계인이 된 기분으로는 결코 일상의 다음 발걸음을 내딛기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과거에 가장 편안했었다고 느꼈던 기억을 떠올리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숨어든다. 미술관에는 많은 작품이 있고 많은 이야기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안에서라면 자신의 존재감은 한없이 작아질 수 있고 익명성 속에 숨을 수 있다. 그렇게 유명한 미술 작품에 대비할 때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경비원이라는 직업과 새로운 일상 속에서 특별함 속의 평범함,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발견하고 서서히 자신을 치유해 나간다.
2. 고요함 속의 따뜻함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자기 영역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영역 안으로 누군가 과하게 치고들어오면 불쾌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또 너무 자기 영역에 고립되어만 있으면 외로워진다. 그래서 어떤 관계의 부대낌 속에서 생기는 마찰력을 통한 열기가 적당히 생겨나야 한다. 그런 만큼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감의 황금비율이 필요하고 가장 이상적인 것은 본인의 영역을 보호하는 심리적 방어막을 빠르고 강하게 치고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스며들어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는 중에 조금씩 심리적 거리가 좁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될 때 거부감이나 방어기제가 사라지고 오히려 치유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저자는 미술관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많은 미술작품을 통해 그러한 자연스러운 거리 좁히기와 치유의 힘을 느끼게 된다. 미술관 문이 열리기 전의 30분의 시간은 그에게 찰나이면서 영원과 같은 시간이었고, 미술 작품과의 절대적 거리감은 있었지만 상대적 거리감은 한없이 좁아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저자는 미술관이 확장되기 전에 596점의 작품 속에 8496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짧으면서도 오랜 미술 작품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어떻게 그 많은 작품 속에서 일일이 사람들의 숫자를 다 셀 수 있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관계의 시간이 깊어진다면 자신이 알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오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저자는 미술 작품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나름의 교감을 하면서 그 사람들이 탄생한 역사와 그 사람들을 탄생시킨 미술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공감하는 자신의 어울림과 더불어 조금씩 힘을 얻는다.
그래서 저자는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하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눈이, 그리고 작품의 눈이 서로를 충분히 흡수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예술은 우리에게 그 힘을 발휘하고 우리는 그 힘의 영향력을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빠르게 많은 미술 작품들을 훑고 다니는 것은, 마치 길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지나가는 것과 같이 무의미한 인연의 엇갈림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위대함 속의 평범함
미술관은 화려함과 고귀함과 경건함과 위대함이 공존한다. 그래서 한 개인은 한없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의 평범함은 상상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미술 작품도 결국은 사람의 일상의 이야기에 대한 표현이고, 그 작품이 살아가는 미술관 또한 결국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뒤섞여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침부터 경비원들은 자신이 배치될 구역을 확인하고 특이 사항을 점검한 후 각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또한 큐레이터들은 유물의 배치에 대해 토론하고, 기술자들은 계속해서 작품을 싣고 전시실을 이동하며, 인부들은 조각상의 견인에 대해 보존가들과 계획을 세운다. 여기에 더하여 미술관 건물 관리를 위해 전기 기술자, 페인트공, 공기조화 기술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쉬는 날을 겸하여 가족들을 동행하고 온 경비원과 청소부 직원들의 인사와 북적임이 뒤섞인다. 이에 대해 저자는 미술관 속에서는 위대한 미술 작품들 뿐만 아니라 어쩌면 작은 입자일 수도 있는 그 위대한 미술 작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도 각가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처럼 우리 삶이라는 것은 작다고 작은 의미만 있고, 크다고 큰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존재에서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어쩌면 저자는 잊혀진 존재가 되고 싶어서 미술관으로 숨어들었지만, 그 속에서 저자는 생명이 존재하는 한 잊혀질 수 없고, 고립되고 싶어도 결국은 관계의 어울림 속에서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될 수밖에 없음을 깨달은 것 같다. 그렇게 그는 위대함 속의 평범함, 그리고 평범함 속의 위대함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떠나온 원래의 일상을 다시금 품을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3. 동등함 속의 특별함
저자가 ‘뉴요커’라는 나름 유명한 직장을 뒤로하고, 보통의 기준에서는 단순하고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주변 동료들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좋은 직장을 버리고 온 자신에 대한 특별함으로 주변의 동료들을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미술관 경비원이라는 동등한 선상에서 그들을 보게 되고, 그들 각각 속에서 특별함을 찾게 된다. 암살 위협을 받다가 미국으로 이민온 사람도 있었고, 보험회사에서 20년간 일하다가 뜬금없이 직업적성 검사를 받은 후 ‘예술을 후원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적성에 가장 잘 걸맞는 것을 찾다가 미술관 경비원이 됐다고 한 사람도 있었으며, 문학가의 등단을 꿈꾸며 다양한 작품들과 교감을 통해 모티브를 얻으려는 사람,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거나 벵골만에서 구축함을 지휘하던 사람 등등도 있었다. 그들 각각은 저자처럼 애초에 미술관 경비원을 직업으로 꿈꾼 것이 아니라 나름의 일상이 있었고, 또 나름에서 다른 일상으로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미술관 경비원이라는 직업에서만 헌신하면서 살아왔고 살아갈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동등한 경비원의 복장을 한 사람들 각각의 특별한 이야기를 알아가게 되면서 자신의 삶의 이야기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라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도 그들 각각의 삶처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4. 예술은 사적 교감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저자는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예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편향성을 느낀다.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보통 각각의 작품에서 무언가를 배우려하기보다 그냥 예술 자체를 배우려고 한다고 말한다. 즉, 사적인 교감을 통해서 자기에게만 필요한 배움을 얻기보다 모두가 공유하는 미술에 대한 지적인 양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미술관에는 모든 정답을 아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단정을 하고, 각 개인들은 감히 자기 나름으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고 자신만의 배움과 의미를 찾으려 하지 못한다고 한다.
위대한 미술 작품은 위대할 수도 있지만 또 그 작품들 마저도 결국은 사람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작품의 탄생 배경이나 그 작품의 미술사적 의미, 또는 그 작가의 특별함 등을 잘 알고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작품이 각 개인에게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다. 이는 결국 미술관의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만큼 공적인 것이지만 그것과의 교감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 된다. 따라서 저자는 전문가를 통해 작품을 보려 하는 것보다 각 개인 스스로가 가까이에서 작품을 이해하려 할 때 비로소 그 예술을 자신만의 사적인 영역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5. 맺음말
보통 사람들이 미술 작품을 접할 때 중심이 되는 인물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시선을 확장하여 그 중심 인물의 둘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무한한 다양성과 역동성을 느낀다. 이는 아무리 중요한 인물, 중요한 사건이 특별하다 할지라도 결국은 주변의 일상은 또 일상대로 흘러가게 됨을 의미한다. 그렇게 저자는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삶이 낯설어지고, 때로는 시련과 고통이 올지라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다음 발걸음을 내딛어야 하고 주변과 어울리고 휩쓸리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느끼게 해 준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책도 아니고 미술관에 대한 책도 아닌, 우리의 일상과 삶에 대한 책이다. 그렇게 우리도 때로는 일상을 벗어나 숨을 때도 있겠지만 꾸역꾸역 오늘을 살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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