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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CgXDg6HVg0

 

 

사회적으로 유명한 위치에 오르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비방과 지적이 따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본질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아서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비방보다 보통은 외모에 대한 비방이 많습니다. 악플도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에 아예 아무런 관심의 표현도 없는 무플이 더 무섭다고 말하는 사람도 습니다. 그렇다고 악플이 결코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는 않는 것이며 때로는 견딜 수 없는 비수가 되어 유명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 체급 석권과 라이트급 통합 챔피언을 했던 바실 로마첸코는 “뒤에서 얘기하는 사람들을 신경쓰지 마라. 그것이 바로 그들이 당신 뒤에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로마첸코의 말처럼 누군가를 비방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결국 본인 스스로가 그 사람보다 밑에 있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자신에게 관심을 표하는 사람보다 우위에 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에게 반응하는 것은 그들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로 올려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모를 지적하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람은 춘추시대에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안영이라는 사람입니다. 그의 자는 안평중이고, 그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의미로 안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공자나 맹자, 노자 등과 같이 성인의 반열에 오른 것이기도 하는데, 충분히 그럴만한 위인으로 당대와 후대에 인정을 받았습니다. 일단 우리가 익히 아는 제갈량이 가장 흠모했던 사람이 안영이었고, <사기>를 쓴 사마천도 민음사에서 출간한 <사기열전> 중 관안열전에서 “오늘날 안자가 살아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어도 좋을 만큼 흠모한다.” 라고 했습니다. 또한 공자는 제나라의 명재상이었던 관중을 왕도가 아닌 패도를 추구했던 만큼 도량이 좁았다는 평가를 했지만, 정작 공자가 제나라에서 등용되려 할 때 자신을 강하게 반대한 안영에 대해서는 당대에 자신이 존경한 여섯 명 중의 한 명으로 꼽았습니다.

안영의 대부분의 일화는 <사기열전>보다 <안자춘추>라는 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그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안영의 외모는 당시 기준으로도 아주 작은 키였고 못생겼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외모를 가진 안영이 초나라를 방문한다고 하자 초나라는 왕을 비롯한 신하들이 안영의 기를 죽이고 골탕먹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안자춘추>를 의역한 임동석 역의 <안자가 그립다>와 나무위키를 참고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안영이 초나라에 도착했을 때 사람이 다니는 대문을 걸어잠그고 개구멍을 하나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초나라 신하는 안영에게 안에서 왕이 기다리니 일단 개구멍으로라도 빨리 들어가자고 다급하게 안영을 몰았습니다. 이는 안영의 작은 키를 비하하고자 하는 목적이었습니다. 안영은 이에 대해 “개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자는 개구멍으로 들어간다.” 라고 말했습니다. 안영이 개구멍으로 들어가면, 초나라도 결국은 개나라가 될 판이었기 때문에 결국 초나라 신하는 대문을 열고 안영을 맞이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 대문을 들어서자 좌우로 많은 신하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중의 한 명인 투자길이라는 신하가 안영을 말로 공격하기 위해 다가왔습니다. 그러자 안영은 바로 눈치채고 선수를 쳐서 “투씨라면 이 나라의 충신이었던 투백비 장군의 후예가 아니신가요?” 라고 칭찬의 말을 건냈습니다. 그러자 안영을 골탕먹이려던 투자길은 충신의 자손이 자신을 칭찬하는 다른 나라의 사신을 앞에 두고 비방하고 골탕먹이는 가벼운 행위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입을 다물게 됩니다.

 

 

세 번째 초나라 영왕을 영접하는 자리에서 이번에는 왕이 안영을 조롱했습니다. 그것은 “제나라에는 인재가 없는가? 왜 자네같이 작고 못난 사람이 왔는가?” 라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안영은 아무렇지 않게 “제나라는 어진 임금에게는 어진 사람을 사신으로 보내고, 멍청한 임금에게는 멍청한 사람을 사신으로 보냅니다. 저는 제나라에서 가장 멍청하기 때문에, 초나라 사신으로 가장 적당하다 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 라고 말했습니다.

네 번째로 안영을 환영하는 연회 중에 초나라 관리가 한 사람을 끌고왔습니다. 초왕이 묻자 그 관리는 제나라 출신의 도둑을 잡았다고 말합니다. 이에 초왕은 제나라 사람들은 전부 죄인들 뿐이라고 안영을 보면서 비웃습니다. 그러자 안영은 “제가 듣기로 귤나무가 남쪽에 나면 귤이 열리지만 북쪽에 자라면 탱자가 된다 하였습니다. 이는 물과 흙의 풍토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연유로 죄를 모르는 제나라 사람이 초나라에만 오면 죄인이 되어버리니 초나라의 풍토가 사람으로 하여금 도둑질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라고 반문하여 초왕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다섯 번째로 초나라 왕이 안영에게 제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아서 먹을 수 없는 귤을 대접했을 때입니다. 안영은 귤을 잘 몰랐기 때문에 껍질까지 먹었습니다. 이에 초나라 왕은 얼마나 귤이 먹고 싶었으면 껍찔째 먹냐고 비웃습니다. 이에 안영은 “제가 듣기로 임금 앞에서 먹을 것을 하사받은 경우, 참외나 복숭아를 깎아서 먹지 않으며, 귤이나 유자도 갈라서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신하된 자는 왕의 명 없이는 그 무엇도 함부로 다루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왕께서 껍질을 까고 먹으라 명령하지 않았는데 어찌 귤 껍질을 함부로 버리고 먹겠습니까?” 라고 반문하여 초나라 왕이 왕과 신하의 도리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어 부끄러워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안영은 홀로 초나라 영왕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신하들의 기세를 꺾고 자신을 통하여 제나라의 위대함을 뽐낸 결과 초나라 왕은 안영에게 사과한 것은 물론 제나라와 친선 관계를 맺고 안영과 제나라를 존중했습니다.

 

 

이처럼 안영은 명확한 자기중심성을 가지고 도리와 명분을 근거로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해 적절히 유연한 대응을 하고, 오히려 상대방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 이외에도 안영은 촌철살인과 같은 말 몇 마디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방이 깨우치도록 한 많은 일화들이 있습니다.

안영의 일화는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일화인 ‘돼지의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인다.’ 라는 일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방송인 김성주의 아들인 김민국은 한 네티즌이 "왜 못생겼어요? 왜 키 작아요? 왜 콧구멍 커요? 왜 머리 길어요? 왜 입 커요?"라는 글로 김민국의 외모를 비하하자, "자신의 단점을 아는 샌드백은 그 어떤 타격도 아프지 않답니다"라고 차분하게 응수한 일화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름에서 자신만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콤플렉스를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는 긍정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남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남을 과도하게 직접적으로 비방하고 공격하는 사람은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아주 약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마티아스 뇔케가 지은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라는 책에서 내면이 강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행동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을 공격하고 비방하고 비하하는 누군가는 내면이 약한 사람일 것이고, 그런 사람의 행위는 결코 자신을 무너뜨릴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기준과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아가면 될 것입니다. 더불어 때로는 공격자와 피해자가 정확히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인 사람이 또 어느 순간에는 다른 누군가를 공격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자신이 다른 사람을 공격한 적은 없는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는 이 글을 쓰는 저부터도 반성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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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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