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54. 신유 일주

 

 

 

신유 일주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신유 일주는 왼쪽에서 두 번째, 위에 흰색, 밑에 흰색, 신유라고 읽는 부분입니다. 위에 흰색은 음의 금 기운이고 날카로운 칼, 보석, 계절로는 가을 등을 상징합니다. 밑에 흰색도 음의 금 기운이고 날카로운 칼이나 보석, 동물로는 닭, 잘 익은 과일 등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위와 아래의 이미지를 합쳐서 하나로 형상화하면 잘 다듬어진 조각상이나 보석, 바늘로 찔리고 있는 닭, 가을의 열매 등이 됩니다.

 

먼저 잘 다듬어진 조각상이나 보석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신유 일주는 음의 금 기운으로 똘똘 뭉친 형국입니다. 그래서 어떤 원석이나 생산물이 현실로 드러나는 최종 결과물이 됩니다. 그만큼 알차고 단단합니다. 이는 신유 일주가 강한 자기 고집을 갖게 됨을 의미합니다. 특히 신유 일주는 겉과 속이 같은 모양새이기 때문에 그 고집스러움도 아주 솔직합니다. 그래서 신유 일주는 자신의 존재 그대로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즉, 마무리된 결과물은 주목받고 인정을 받을 때 비로소 그 효용의 끝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칭찬과 관심에 목마른 일주이고, 어떤 지적이나 지시를 통해서 자신을 바꾸려 하는 힘에 대해서는 반발할 수 있으며, 겉과 속이 같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좌충우돌하면서 여기저기 부딪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유 일주는 본인의 강한 고집과 단단하게 뭉친 기운이 둥글둥글 풀어질 때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이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야 주변과 리듬이 맞아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음 바늘로 찔리고 있는 닭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닭은 그 자체로 예민하고 깔끔떠는 동물입니다. 그런데 날카로운 바늘로 찔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강하게 자극을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신유 일주는 예민하게 날이 서 있고, 언제든 직설적인 행동이나 표현이 나올 준비가 돼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신유 일주는 주변과 부딪힐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주변과의 관계성에서도 맺고 끊는 게 깔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직설적으로 행동하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후회하기도 하는 성향입니다. 반면 충분히 싫어진 상대에 대해서는 강하게 뒤끝을 가지고 가기도 하고 다시는 관계를 이어가지 않는 단호함도 있습니다. 한편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향은 때때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툭 던지기도 해서 상대방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을의 열매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미 결실을 맺은 열매는 어떤 역동적 기운의 흐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신유 일주는 일주 자체보다는 주변 사주 구조를 통해서 지향하는 바를 찾게 됩니다. 또한 가을의 열매는 풍요의 상징입니다. 이는 신유 일주가 싫은 상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버릴 수 있는 배짱이 됩니다. 그리고 가을이라는 계절은 춥습니다. 그래서 열기를 필요로 하기에 신유 일주는 자신을 인정해주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더불어 무언가 결실을 맺고, 결과에 이르렀다는 것은 과거를 회상하게 만듭니다. 그만큼 신유 일주도 과거를 곱씹으면서 감상에 젖을 수 있고, 분위기에 따라서 눈물이 많을 수 있는 일주입니다. 즉, 강하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본질 속에서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여린 성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유 일주는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또 약하게 됩니다.

 

그리고 금 기운은 의리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신유 일주는 특히나 금 기운 중의 금 기운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지켜야 할 것에 대해서는 강한 보호 본능을 가지고 갑니다. 닭의 예민함과 공격성도 있어서 신유 일주는 호위 무사의 역할도 잘 수행해 낼 일주가 됩니다.

 

신유 일주가 주변 사주 구조에서 극기심이나 인내심, 포용력 등이 잘 발달해 있으면 날카로운 예봉은 줄어들고 조직 사회에서 잘 참고 버텨나가게 됩니다. 한편 신유 일주가 재물의 기운이 잘 발달하게 되면 적절히 풍류를 즐기고, 상황에 따라서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자존심을 접고 자신을 굽힐 줄 알게 됩니다. 또한 자신을 강하게 드러내려 하고 충동적이며 행동적 기질이 발달하게 되면 조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일을 하려 합니다. 다만 신유 일주가 자기 사업을 할 때에는 큰 범위의 영역을 다 관리하는 느낌의 사업보다는 전문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사업을 하면 좋습니다. 보통 신유 일주가 사업을 하게 되면 마음의 자신감이 앞서는 것에 비해서 상황과 관계성을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는 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유 일주는 주변으로 어떤 사주 구조가 오든, 기본적으로 솔직하고 의뭉스럽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신뢰감을 얻게 됩니다. 다만 그 솔직함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면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을 상처 입히고 보이지 않는 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신유 일주는 차가운 성질이 단단하게 뭉친만큼 본능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자신의 단단함을 부드럽게 풀어줄 술을 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뭉쳤던 기운이 과하게 열기를 받게 되면 한 번에 풀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주사로 나타나거나 아니면 필름이 끊기는 느낌으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신유 일주는 술 마시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적정선에서 술을 절제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