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는 높은 곳에서 용서는 낮은 곳에서
700자 산책 2025. 3. 23. 20:44 |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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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AkWjKuXhkVU
죄는 높은 곳에서 용서는 낮은 곳에서 /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신애가 자신의 아들을 납치,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에 갑니다. 그런데 그 범인은 이미 자신을 주님이 용서해 주셨다고 말합니다. 이에 신애는 자신이 용서를 해야지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를 하냐고 절규합니다. 보통 죄라는 것은 상대방보다 어떤 식으로든 높은 곳에서 우위를 점하고 저지르게 됩니다. 따라서 용서는 낮은 곳에 임할 때 비로소 시작이 되고, 용서의 끝은 단순히 자신이 회개를 선언했다고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불경에는 ‘앙굴리말라’라는 연쇄 살인범이 나옵니다. 100명을 죽여 그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에 집착하여 99명을 살해하고 100번째 살인을 하러 가는 중에 부처님을 만나 제자가 됩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그가 회심했다고 죄가 사라졌다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오랜 시간 죄에 대한 과보를 받을 것이라 말합니다. 그 뒤로 그는 평생 낮은 곳에서 걸식 수행을 하다가 원한이 있는 사람의 공격을 묵묵히 받아들여 돌에 맞고 죽게 됩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최흥종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는 젊어서 깡패였지만 ‘포사이드’ 선교사의 활동에 감동하여 스스로 거세까지 하면서 세속적 욕망을 단절하고 평생 나병 환자와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이처럼 용서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바는 높은 곳에서 군림하고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자신을 비우고 섬김을 실천하는 것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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